'공동운용·전관예우' 산은 소부장펀드 숏리스트 논란​
특정 운용사 특혜 의혹 등 공정성 시비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0일 16시 5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류석 기자] 한국산업은행(이하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하 성장금융)이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블라인드 펀드(이하 소부장펀드) 위탁운용사 예비적격후보(숏리스트) 선정과 관련해 여러 잡음이 나오고 있다. 공동운용사(Co-GP)로 제안서를 제출한 곳과 산업은행 출신 심사역이 속한 운용사에 특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20일 투자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최근 발표한 소부장펀드 서류심사 결과 후보로 오른 네 곳 중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동운용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부장펀드 숏리스트에 오른 곳은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비엔더블유인베스트먼트·중소기업은행(Co-GP) ▲에스케이에스프라이빗에쿼티·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Co-GP) ▲킹고투자파트너스·한국투자파트너스(Co-GP) 등 네 팀이다.


산업은행과 성장금융은 숏리스트에 오른 네 곳에 대해 조만간 현장실사와 구술심사 등을 거쳐 2월 말 소부장펀드의 최종 위탁운용사 두 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각 운용사에는 600억원씩 출자할 예정이며, 각 펀드의 최소 결성 금액은 1000억원이다. 


실제로 이번 소부장펀드 서류심사에서는 공동운용사들의 통과율이 매우 높았다. 최초 단독운용사 다섯 곳, 공동운용사 네 곳 등 총 아홉 곳이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단독운용사 중에서는 한 곳, 공동운용사 중에서는 세 곳이 숏리스트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이번 서류심사 결과에 대해 '자금 동원력'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맞춘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운용사의 '펀드 운용 실력' 평가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소홀해진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최근 들어 자펀드 조성 과정에서 출자비율을 줄이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출자금액을 줄이거나 평소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대신 위탁운용사들이 최종 펀드 결성 금액을 키우도록 유도하는 방식이었다. 


공동운용사들의 경우 펀드 규모를 더욱 늘릴 수 있는 여력을 갖춘 게 사실이다. 운용사 두 곳이 함께 자금을 모으면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펀드를 만드는 데 더욱 수월하기 때문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한때 산업은행과 성장금융은 유독 다른 출자기관들에 비해 공동운용사를 위탁운용사로 선정하는 데 꺼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펀드 출자비율 때문인지 입장이 변한 것 같다"며 "단독운용사로 제안서를 제출했다가 떨어진 곳은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산업은행 출신 인사가 주요 임원으로 있는 운용사가 숏리스트에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온다. 킹고투자파트너스는 최근 산업은행 벤처투자 관련 부서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던 김모 씨를 임원으로 영입했다. 김모 씨는 1999년부터 약 15년 동안 산업은행에서 일했던 인물로 2014년 지앤텍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기며 벤처투자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에 킹고투자파트너스의 김모 씨 영입이 산업은행 자금 출자를 염두에 둔 결정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또 좀처럼 공동운용사 형태로 출자사업에 나서지 않았던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킹고투자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일로 볼 수 있다. 


또 한국투자금융지주 산하 투자사 두 곳 모두가 숏리스트에 오른 점도 구설수에 올랐다. 각각 다른 운용사와 공동운용 형태로 숏리스트에 오른 한국투자파트너스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다. 한 펀드 출자사업에 같은 계열 투자사가 최종 관문까지 올라가 집안싸움을 벌이도록 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국책은행 중 한 곳인 중소기업은행(IBK)이 이번 출자사업 숏리스트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냉소적인 반응이 흘러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또 다른 국책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받아 펀드를 만드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민간 운용사에 더욱 많은 기회를 주는 게 정책적인 목적에도 부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IBK는 비엔더블유인베스트먼트와 공동운용사를 이뤄 출자사업에 참여했다. 국책은행이 다른 국책은행에 펀드 자금을 출자하는 게 정부의 민간 중심 벤처투자 확대 기조와 엇박자를 내는 행태라는 비판이다. 


산업은행 간접투자금융실 관계자는 "출자사업 심사는 다양한 항목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점수에 따라 공정하게 위탁운용사가 선정된다"며 "공동운용사가 서류심사를 많이 통과하긴 했지만 가산점을 주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출자사업 공고에 특별히 제한을 두지 않는 한 특정 운용사가 역차별을 당하는 일은 없다"면서 "IBK 같은 경우도 사모펀드 운용부서가 따로 있기 때문에 이번 출자사업에 제한 없이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