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반도건설의 새 자금줄 한길개발은 어떤 회사
지축역 북한산유보라 분양대금, 한진칼 지분매입에 투입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강성부펀드)와 함께 주주연합을 형성하고 있는 반도건설이 이달 들어 5% 이상의 지분을 추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주명부가 폐쇄돼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장기전을 노린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동안 지분매입을 주도했던 반도건설의 3개 계열사 및 관계사가 아닌 다른 회사가 나타나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반도건설 1426억 투입해 한진칼 지분 5.07% 확대


그동안 한진칼 지분을 매입한 반도건설 계열사는 한영개발, 반도개발, 그리고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의 장남인 권재현 상무가 보유한 반도개발 등 3곳이다. 이번에도 표면적으로는 이들 3곳 중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이 전면에 나섰다.


대호개발은 지난 13일, 18일, 19일, 20일 4일간 한진칼 주식 223만542주(3.77%)를 사들여 총 주식 수를 437만2542주로 늘렸다. 지분율은 7.39%다. 한영개발은 지난 18일과 19일 이틀에 걸쳐 한진칼 주식 74만1475주(1.25%)를 매입해 주식 수를 299만900주, 지분율 5.07%로 확대했다.


여기에 이번 지분매입에 참여하지 않은 반도개발 주식(50만주, 0.85%)을 합칠 경우 반도건설 계열사의 지분율은 13.31%(787만1542주)가 된다. 이는 KCGI(17.3%)에 이어 2대 주주에 해당하는 지분율이다. 여기에 조현아 전 부사장(6.48%)의 지분을 추가하면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37.08%로 늘어나게 된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에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 기존과는 사뭇 달랐다는 점이다. 우선 대호개발은 한길개발 외 6개사로부터 1100억원을 차입해 이를 한진칼 지분 인수에 사용했다. 한영개발은 한길개발로부터 200억원을 빌린 뒤 자가자금 155억원을 더했다. 투입자금은 총 1426억원이다.


차입기간은 이달 12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다. 차입 과정에서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동안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이 자체현금으로 주식매입자금을 마련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대호개발은 울산광역시 북구 송정동 반도유보라아이비파크 아파트를 공급한 시행사다. 한영개발은 경기도 남양주 다산신도시 지금지구에 위치한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 2.0을 분양했다. 두 곳 모두 부동산 개발을 추진하는 시행사인 것은 물론, 최대주주가 반도종합건설로 동일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 지분 매입 이전까지 이들 회사가 투입한 금액은 대호개발 684억원, 한영개발 745억원으로 1400억원이 넘는 거금이다. 사실상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벌어들인 순익을 거의 대부분 쏟아 부은 셈이다. 즉, 한길개발의 등장은 이제 한진칼 지분 매입의 주역이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부 조달 없이, 계열사 동원해 자금 마련


주전선수를 교체하긴 했지만 여전히 반도건설의 자금 동원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외부에 손을 벌리지 않았다. 대호개발에 자금을 빌려준 한길개발 외 6개사는 반도건설 계열사 및 관계사로 추정된다. 




상장사 주식을 담보로 금융회사와 대출계약을 체결할 경우 이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KCGI가 더케이저축은행, 세람저축은행, 남양저축은행, 평택상호저축은행, 유화증권 등과 한진칼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맺은 것과 달리, 반도건설은 이 같은 계약 내역이 전혀 없다.


바통을 넘겨받은 한길개발은 대호개발, 한영개발과 마찬가지로 최대주주가 반도종합건설이다. 부동산을 개발해 아파트를 공급하는 시행사라는 점도 같다. 2018년 매출액 1349억원, 영업이익 292억원, 당기순이익 206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개발사업은 김포한강 AC-03블록에 위치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5차와 고양지축 B-3블록에 위치한 지축역 북한산 유보라 등이 있다. 이중 이번에 한진칼 지분 매입에 들어간 재원은 지축역 북한산 유보라 분양대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 아파트는 549가구 규모로 지난해 10월 준공했다. 분양대금은 준공 뒤 최대 6개월간 유입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5차는 지난 2018년 1월 준공해 2년 이상 지난 상태다.


반도건설은 아파트 준공이 끝난 계열 시행사의 보유자금을 한진칼 지분 매입에 투입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한영개발과 대호개발도 지난해 9월 개발 중인 아파트를 준공한 뒤, 해당 아파트 분양대금을 한진칼 지분 인수에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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