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남매의 난
진용 갖춘 국민연금 수탁위, 결정은
기존 14인→ 9인 체제 변경…회의 소집 더뎌 의사결정 촉박
(사진=팍스넷뉴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공단(한진칼 지분율 약 2.9% 추정)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의 구성을 완료했다. 수탁위는 국민연금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의 의결권행사를 자문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확대·개편했다. 수탁위는 ▲주주활동 기준, 범위, 절차 등에 관한 사항 검토 ▲중요의결권·기금본부 주요 주주활동 이행 여부 결정 등을 수행한다. 


올해 수탁위 구성은 전문성 강화를 골자로 한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련 지침 개정(안)에 따라 기존 14인 체제(전원 비상근위원)에서 9인 체제(상근위원 3명, 비상근위원 6명)로 재편됐다. 이번 수탁위는 상근 전문위원 3명, 외부전문가 6명으로 구성됐다. 상근 전문위원 3명은 금융·경제·자산운용·법률·연금제도분야에서 5년 이상 경력이 있는 자를 대상으로 근로자·사용자·지역가입자단체의 추천을 받아 선정됐다. 3명의 상근 전문위원 가운데 1명은 수탁위원장을 맡는다. 이는 전문위원회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인데, 아직 위원회 소집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외부전문가 6명(비상근 위원)은 근로자·사용자·지역가입자단체의 추천을 받아 민간전문가들로 꾸려졌다.

수탁위 구성이 완료되면서 이제 시선은 한진칼 주총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어떠한 행보에 나설 것이냐에 쏠린다. 이번 한진칼 주총에서는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3월23일 임기만료) 여부가 다뤄지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약 2.9%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진영(조원태·조현민·이명희·델타항공·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카카오·사우회 등 포함한 추정치 37.25%)과 KCGI-조현아-반도건설(이하 3자 주주연합·32.06%)간 지분율 격차는 약 5.19%다. 기타주주의 지분율은 약 30.69%에 달하는데 여기에는 국민연금도 포함된다. 주총에 앞서 수탁위가 주요 안건들에 대한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하고, 이는 다른 기관투자가 등 주요 주주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영향력은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진그룹에게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권행사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국민연금의 반대에 막혀 조양호 전 회장은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좌절을 맛봤다. 대한항공의 이사 재선임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총 참석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했지만 주주들은 찬성 64.1%, 반대 35.9%의 목소리를 내 조양호 전 회장은 연임에 실패했다. 당시 조양호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33.35%) 다음으로 지분율이 높았던 국민연금(11.56%)이 반대표를 행사한 영향이 컸다. 주총 전 수탁위는 조양호 전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대한 의결권행사 방향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의 우려가 있다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한진칼에 대해서도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한 뒤 주총 안건으로 ‘이사가 배임, 횡령의 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때 결원으로 본다’는 안건을 올리며 적극적 주주권행사에 나섰다. 당시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27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검찰에 기소돼 재판 중이었다. 이 안건은 특별 결의사항으로 주총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했지만, 표결 결과 참석주식수 중 48.66%가 찬성, 반대 49.29%, 기권 2.04%로 집계되며 부결됐다.


다만 올해는 수탁위 등의 결성이 지연된 가운데 회의 소집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소 촉박하게 의결권 행사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이 한진칼에 정관 변경 등 적극적 주주권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사라졌다. 주주제안은 주총 6주 전까지 가능하다. 


한진칼 주총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동안 3월말 개최됐던 것을 고려할 때 주주제안 기한은 지난 상황이다. 기금위가 직접 주총안건을 마련할 수도 있었지만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관련 지침에 따르면 기금위 위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 발의한 안건의 경우 기금위가 직접 주총안건으로 다룰 수 있다. 하지만 3자 주주연합이 지난해 국민연금이 주주제안했던 이사 자격과 관련된 부분을 주주제안서에 담아 한진칼에 제출했다는 점에서 한진칼 이사회가 이를 안건으로 상정할 경우 다시 한 번 표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를 결정할 한진칼 이사회 소집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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