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HDC현산의 변심? "결혼 과정서 이별도 한다"
내부서 이상기류 감지…코로나19로 항공업황 악화·인수부담 가중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약혼하고 결혼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간 이별하기도 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의 말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 중인 HDC현대산업개발 내부에서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등 예상치 못한 악재가 항공업계 전체를 둘러싼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적자와 재무부담까지 가중되고 있어 HDC현대산업개발 내부에서 인수 철회에 대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항공업황이 계속 좋지 않은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적자를 계속 떠안고 가느니 계약금을 날리더라도 인수를 철회하는 게 낫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단 인수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인수 철회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고위관계자는 "현재 인수계약(약 2조5000억원)을 맺은 뒤 계약금 10%(2500억원)를 납부하고, 잔금을 치르기 전인 상태"라며 인수 방향성에 변화된 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약혼하고 결혼하는 과정에서는 결별설도 나오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수합병(M&A) 과정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에둘러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이미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된데다 매각이 겨우 매듭지어진 상황에서 인수 철회 선언시 수반될 각종 비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주변 상황이 좋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연초부터 발생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이 가중된 상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공급좌석 기준 중국노선은 79%, 동남아시아노선은 25% 줄이는 등 항공기 운항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가 확대된 상황에서 올해 적자폭이 또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3683억원의 영업손실(별도재무제표 기준)을 기록하며 전년(-351억원) 대비 적자규모가 10배 넘게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규모도 963억원에서 6727억원으로 약 7배 늘었다. 반면 매출은 6조2012억원에서 5조9538억원으로 4% 감소했다.


수익성이 고갈되는 가운데 재무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들어 연이어 단기차입금 증액을 결정했다. 지난 12일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KB증권으로부터 1000억원의 단기차입 증액을 결정했다. 이어 지난 25일 동일한 목적으로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각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기존 1조7058억원에서 2조807억원으로 확대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7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하고, 노후 항공기 교체 등 경영정상화를 이끄는데 추가적인 비용도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발채무도 적지 않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드러난 우발채무 규모만 기내식 공급계약 파기 관련 손해배상청구소송, 유럽연합(EU)이 조사 중인 화물운송담합의 건 등 수백억원에 달한다. 


노선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보유항공기 수와 취항국가(항공기 86대 보유·국제선여객노선 76개)에서 대한항공(항공기 169대 보유·국제선여객노선 139개)과의 차이를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들다. 장기적으로 노선·화물운송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비용 효율성 등을 통한 수익창출을 이뤄야한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2조원을 넘게 쏟아붓고도 단기간에 수익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주들로부터 '밑빠진 독에 물붓기'란 원성을 살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섰고 이중 ㈜HDC는 약 180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인수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산업은행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매입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했다. 


하지만 해를 넘긴 현재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항공업계 지원방안 중 산업은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 대상자는 저비용항공사(LCC)로 국한했다.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라는 의미다. 


최근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간 갈등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선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에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을 주축으로 한 채권단, 금호그룹간 갈등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내식 관련 리스크 등 온갖 지저분한 것은 다 떠 안기면서 금융·매각조건을 공무원식으로 접근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산업은행에 최근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 고위관계자는 "산업은행과의 갈등은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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