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계룡건설산업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스마트팜 시장에 진출하기로 했다. 우선 지방의 스마트팜 조성사업에 참여한 뒤 단계적으로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형 건설사 중 스마트팜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힌 곳은 지난해 GS건설에 이어 계룡건설이 두 번째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계룡건설은 오는 3월 25일 본사에서 개최하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목적에 ▲스마트팜 설치, 관리, 운영업 ▲온실 및 부대시설 등 농업시설물의 설치, 관리, 운영업 ▲농작물의 생산, 유통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새롭게 추가하는 5가지의 사업 목적 중 3개가 농업과 관련돼 있다.

그동안 계룡건설의 주력 사업은 토목과 건축 등 건설업과 부동산개발업, 유통사업 등이다. 사무실 임대업과 골프장도 운영 중이지만 사업 비중이 비교적 작은 편이다. 건설업을 주력 삼아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기준 18위까지 성장한 계룡건설이 갑작스럽게 스마트팜에 눈을 돌린 것은 ‘건설환경 변화 대응 및 사업다각화’ 차원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건축사업의 실적 하락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룡건설은 우선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과 서울 상도역 메트로팜 등 관련 사업 수주를 추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스마트팜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는 입장이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스마트팜과 관련한 구체적인 기술을 개발하거나 보유한 것은 아니다”며 “계룡건설은 택지와 산업단지 조성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미리 관련 작업에 착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팜 사업은 소형로봇과 간단한 프로그래밍만으로도 농작물 재배와 파종 등이 가능해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며 “일단 스마트팜 조성사업에 참여한 뒤 추후 관련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룡건설이 눈독을 들이는 경남 스마트팜 혁신밸리 조성사업은 밀양시 삼랑진읍 일원 약 47.4ha에 876억원을 투입해 청년창업보육센터, 임대형 스마트팜, 실증 단지를 조성한다. 

준공 목표 시기는 2022년이다. 3.1ha 규모의 실증단지는 ▲자율실증 온실(유리·플라스틱) 1.8ha ▲종합기술실증시설(식물공장, 아쿠아포닉스, 수경재배, 기업홍보 부스) 0.5ha ▲혁신밸리 지원센터 0.5ha ▲실증용노지 0.5ha로 조성할 예정이다.

상도역 메트로팜은 연면적 394㎡ 규모에 24시간 연중 생산하는 재배시설 공간, 로봇이 파종·수확까지 관리하는 오토팜, 메트로팜 작물로 만드는 청정 샐러드 카페인 팜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내 최초로 지하철에 설치한 '스마트팜 복합공간'이다.

한편 올해 1월 설립 50주년을 맞는 계룡건설은 기존 최고경영진을 유임시키기로 했다. 오는 3월말 임기가 만료되는 한승구 대표(회장)와 이승찬 대표(사장)의 사내이사 임기를 모두 3년 연장하기로 했다. 

건축본부장을 맡고 있는 윤길호 부사장의 후임으로는 정하석 전무(경영정보실장)를 선임했다. 계룡건설 이사회는 이들을 포함해 총 7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여타 상장사에 비해 사내이사가 많은 편이다. 

계룡건설 관계자는 “윤길호 부사장은 사내이사 퇴임 이후에도 기존 업무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며 “책임 경영 차원에서 대표와 회장을 제외한 5명의 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임명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