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 '경고음'
③ 에너지정책 변화 선제 대응 실패…두산건설 ‘퍼주기’ 지원 등 겹쳐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09시 5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두산그룹의 든든한 버티목이었던 두산중공업은 주력사업에서 친환경 에너지정책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실패와 자회사 두산건설에 대한 막대한 자금 지원 등이 겹치며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최근 5년 만에 직원 명예퇴직을 단행한 것도 두산중공업이 현재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놓였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두산중공업은 자산 매각, 그룹 차원의 현물출자 지원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개선에 집중하고 있으나 당분간은 쉽지 않은 여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2014년부터 6년 연속 연결기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10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떠안았다. 두산밥캣 등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손실 폭은 줄었지만, 두산중공업 개별실적만 놓고 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이 1800억원을 웃돌았다.  


부채비율도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말 두산중공업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300%까지 치솟았다. 최근 5년간 평균 부채비율도 270%대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적 저하와 부채비율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향후 상환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경영 악화는 주력사업에서 전세계 에너지정책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국의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두산중공업이 발전시장의 방향을 오판했다”라며 “핵발전과 화석연료 기술에 주력해온 기업의 위축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의 전략적 오판이 재무위험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으로 기후 변화 위기가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정부는 지난 2017년 탈원전 정책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발주가 예상됐던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하여 천지 1·2호기, 신규원전 1·2호기 등 총 6기(수주규모 7조원 상회)의 국내원전 건설계획이 백지화됐다.


두산중공업은 발전, 담수, 주단조, 건설 등 여러 사업부문을 보유하고 있지만 매출의 80%가 발생하는 발전사업 비중이 특히 크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은 주력사업에서 직격탄이 불가피했다. 이 영향으로 두산중공업의 원전부문 공장가동률은 2017년 100%에서 지난해 50%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뒤늦게 풍력발전 확대, 가스터빈 개발, 해외 원전 수주, 원전 해체 사업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이다.


자회사인 두산건설에 수년간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것도 두산중공업 재무 부담을 가중시킨 원인이다. 두산중공업은 극심한 경영난에 빠진 두산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 전후부터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 차례의 유상증자 참여와 전환상환우선주(RCPS) 인수, 각종 사업 출자 등의 방식을 통해 지속적인 수혈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두산건설의 고질적인 자금난은 해소되지 않았고 오히려 두산건설로부터 촉발된 유동성 악화는 두산중공업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고 두산건설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는 안을 결의했다. 더 이상 두산건설에 대한 ‘퍼주기’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결정이기도 했다.  


다만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두산건설의 향후 실적 전망은 여전히 밝지 않다. 결국 두산중공업이 현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주력사업인 원전 매출 축소를 상쇄할 수 있는 대안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혁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기존 주력 사업부문의 실적 저하를 단기간내 보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두산중공업 자체적인 자구안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부정적인 재무전망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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