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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에만 없는 ‘봉준호’, 넷플릭스에만 있는 ‘옥자’
조아라 기자
2020.03.04 08:45:39
영화 차등 제공한 CJ ENM...기생충이 잡은 글로벌 진출 기회 어디로?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쓸며 한동안 축제분위기가 이어졌지만, 정작 뒤늦게 기생충을 감상하려는 국내 이용자들은 축제와는 동 떨어진 듯 하다. 기생충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갈라진 국내 OTT 시장과 경쟁구도,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 결제 시스템을 여실히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빠르게 치고 올라오는 넷플릭스와 비교했을 때, 국내 OTT 플랫폼에서 느끼는 불친절과 불편함은 더욱 컸다.


◆ 기생충 투자‧배급한 CJ ENM, 경쟁 OTT 보다 높은 가격으로 서비스


취재기자가 사용하고 있는 OTT 서비스는 SK텔레콤과 지상파의 웨이브(WAVVE), 넷플릭스(Netflix), CJ ENM과 JTBC의 티빙(TVING)이다. 순서는 그때그때 다르다. 기준은 ‘재미있는 콘텐츠’다.


영화를 보는 순서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이다. 무료 시청 순이다. 기생충도 그랬다. 넷플릭스에 기생충이 없으면 다음 플랫폼에서 검색하는 식이다. 예상했던 부분이지만 넷플릭스는 기생충을 서비스하지 않는다. 넷플릭스에서 최근 개봉하거나 주목받은 콘텐츠를 보려면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결국 티빙에서 2500원을 내고 기생충을 봤다. 나중에 찾아보니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에서는 기생충을 1750원에 서비스하고 있었다. 고작 750원 차이지만 이용자가 느끼는 ‘인색함’은 그 이상이다.


CJ ENM은 기생충의 투자사이자 배급사다. 콘텐츠 수급에 어려움이 없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국내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풀어도 큰 문제가 없다. 오히려 여타 OTT 플랫폼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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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배급 영화, 웨이브만 쏙 빠져...“새우싸움에 고래만 살맛”


▲SK텔레콤과 지상파가 출시한 OTT 서비스 '웨이브'에서 봉준호 감독으로 검색한 결과. 정병길 감독과 허철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나온다. (사진=조아라 기자)

웨이브에 기생충이 없는 것은 더욱 의외였다. 설국열차, 마더, 살인의 추억 등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한 개도 없다. 반면 이들 작품들은 KT의 시즌(seezn)과 U+모바일TV에서 편당 1400원에 서비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CJ ENM이 배급을 맡은 백두산, 공작, 극한직업, 1987, 아가씨, 히말라야 등의 모든 영화도 ‘웨이브에서만’ 볼 수 없다.


지난해 CJ ENM과 JTBC는 티빙을 출시하면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웨이브에 자사 채널의 콘텐츠 제공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CJ ENM이 배급을 맡은 영화도 포함됐는지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이 같은 내용을 몰랐던 웨이브와 CJ ENM 측의 설명은 엇갈렸다. 웨이브 측은 “우리도 봉준호 감독 작품을 틀고 싶다. 하지만 CJ ENM이 안준다”고 했다. CJ ENM 측은 “웨이브와 계약 관계에 있지 않아서”라고 말했다. CJ ENM 관계자는 “웨이브 출범 전 서비스인 옥수수는 지상파 중심이라 저희 콘텐츠를 다루지 않았다”며 “콘텐츠 제공 관련 내용은 계약사항이다. 플랫폼 서비스가 합당한 가격을 제시한다면 사실 서비스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배급권을 가진 CJ ENM이 갑”이라며 “웨이브를 경계하고 국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CJ ENM이 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OTT 시장이 이렇다. 진짜 경쟁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자기들끼리 싸운다”고 혀를 찼다. 여기서 진짜 경쟁자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TV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시장에서 국내 OTT 서비스들이 ‘합종연횡’으로 저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지 꽤나 오래됐다.


콘텐츠를 둘러싸고 배급사와 플랫폼의 갑을 관계가 만들어지는 사이 이용자들은 간편하고 친절한 넷플릭스로 몰릴 수밖에 없다. 새우싸움에 고래만 이익 보는 꼴이다.


▲넷플릭스의 '옥자' 화면 (사진=조아라)

가입자 규모에 따라 계약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웨이브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이용자들의 불편이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가 투자한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다. 가격정책, 콘텐츠 제공 면에서 이용자들이 넷플릭스를 필수 선택지에 넣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CJ ENM이 아닌 넷플릭스가 기생충에 투자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플랫폼 경제에서 콘텐츠 경제로 급변...기생충 매니아 유입 기회 못살려


경제가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잘 나가는 콘텐츠’에 돈이 몰린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고, 국내 이동통신 3사들이 디즈니플러스TV에 앞 다퉈 러브콜을 보내며, 하드웨어를 생산하던 애플이 음악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활성화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아카데미 4관왕을 휩쓴 기생충은 시기가 절묘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야흐로 올해 글로벌 최고 이야기꾼으로 인정받은 봉준호 감독이 ‘이야기꾼’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기 때문이다.


글로벌 미디어 공룡들이 앞다퉈 콘텐츠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을 노리는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시상은 한국 콘텐츠의 저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작 국내 미디어 콘텐츠 시장으로 고개를 돌리면 이러한 희망은 오래가지 못한다. 올해 최고의 감독을 배출한 우리나라 시장은 불필요한 경쟁으로 글로벌 진출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안으로는 국내 OTT 서비스에 기생충을 배포있게 풀어 합종연횡의 명분과 초석을 만드는 한편, 밖으로는 기생충 마니아들이 방문하도록 대문을 활짝 열었다면 어떨까? 그러려고 티빙에 기생충 '영어자막편'을 만든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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