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지윤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규모가 당초보다 1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증자 2차 발행가액 산출 기일 주가가 1만원대에 머물러 2만원대였던 1차 발행가액 기준 주가보다 낮아졌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지난 1월 유상증자 결정 계획을 밝힌 뒤로 꾸준히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월 10일 이사회를 통해 4075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 보통주 2196만9110주의 예상발행가액은 주당 1만8550원이었다. 이는 이사회결의일 하루 전인 지난 1월 9일 주가인 2만3450원(종가)을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다. 

하지만 1차 발행가액 산정 기준일인 지난 1월 29일 주가가 2만2900원(종가)으로 유상증자 결정일보다 2.3%(550원) 하락했다. 1차 확정 발행가액도 1만8150원으로 2.2%(400원) 떨어졌다.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던 2차 발행가액 기준일 역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차 발행가액 산출 기일인 2일 오후 2시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1만7200~1만7900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차 발행가액 기준일(1월 29일) 주가인 2만2900원(종가)보다 약 23%(5000~5700원) 하락한 가격이다. 

이번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확정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낮은 가액으로 설정한다. 2차 발행가액이 최종 확정가액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기준 주가(각 2만2900원, 1만7450원) 하락률을 대입해보면 2차 발행가액은 1만3850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1차 발행가액(1만8150원) 대비 4300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 규모 역시 1차 발행가액 기준 대비 945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유상증자 예상 규모는 3042억원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유상증자 규모가 줄어든 만큼 자본 조달, 회사채 발행, 차입 등 다양한 방면으로 자금을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당초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비롯해 공모회사채 발행(3000억원 예정), 차입금(8026억원), 자체 보유 현금 5000억원 등 2조101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 규모가 1000억원 이상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만큼 자금 조달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유상증자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자금은 자본, 회사채, 차입금 등 다방면으로 조달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최종 발행가액이 정해지고 난 뒤, 세부적인 액수를 비롯한 자금 조달 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최종 발행가액을 오는 3일 확정할 계획이다. 기존 주주 청약은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2일간 이뤄지며 기존 주주 청약과 초과 청약 후 발생한 실권주의 경우 오는 10일과 11일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대금 납입일은 13일이며 신주 상장예정일은 26일이다. 대표주관회사는 KB증권과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이다. 인수회사는 유진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