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예상대로 '코로나19' 직격탄에 우울한 2월을 보냈다.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0% 감소했다.

지난 2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50만5012대를 기록, 지난해 2월 56만7396대와 비교해 11.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의 경우, 2~6일까지 설날 연휴가 있어 각 사가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올 2월은 설날 연휴가 지난 다음이어서 판매 환경은 괜찮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월 내내 코로나19가 중국과 한국을 휩쓸면서 자동차업계는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다. 우선 지난달 초엔 중국에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국내 완성차 회사들이 '와이어링 하니스' 등의 부품을 중국에서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차를 비롯해 각사 공장들이 적지 않게 중단됐다. 지난달 중순부터는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강타, 자동차 판매에 치명타를 안겼다.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이는 자동차 전시장이 텅 비는 상황을 낳았다.

특히 지난달 내수가 대폭 감소했다. 내수는 총 8만1722만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설 연휴까지 끼었던 지난해 2월의 10만4307대와 비교해 21.7% 하락한 수치다. 해외는 지난달 총 42만3490대를 기록,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8.6% 떨어졌다.

5개 완성차업체 각각의 2월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모두 하락했다. 기아차만 한 자릿 수 비율로 내려갔을 뿐, 현대차와 르노삼성, GM대우, 쌍용차는 모두 두 자릿 수의 판매 감소율을 드러냈다.

우선 현대차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2.9% 감소했다. 특히 국내 판매량이 26.4%나 줄었다(해외 10.2%). 다행인 것은 지난달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 제네시스의 첫 SUV 'GV80'이 1176대 팔리며 흥행 가능성을 선보였다는 점이다. 세단에선 지난해 11월 출시된 그랜저가 하이브리드 모델 포함 7550대 판매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3.7% 감소한 18만7844대로 나타났다. 국내에선 2만8681대가 팔린 가운데 승용차 K5가 4349대를 기록해 3달 연속 기아차 국내 판매 1위에 올랐다. 상용 모델 중엔 봉고가 3584대가 팔렸다. 해외에선 스포티지가 2만4390대로 1위에 올랐다.

한국GM은 내수 4978대, 해외 2만3148대 등 총 2만8126대를 판매했다. 내수에서 작년 동월 대비 3.8% 감소했는데 승용차는 22.1% 줄었으나 RV에서 38.7%나 증가한 점이 고무적이다.

쌍용차는 내수 5100대, 해외 2041대 등 총 7141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27.4% 감소했다. 내수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32.7% 줄었으나 해외에서 7.3%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코란도 M/T 모델의 유럽 현지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 올해 수출 전망을 밝게 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내수 3673대, 해외 3384대로 총 7057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지난해 2월과 비교해 25.4% 줄었다. 해외 판매는 50.2% 급감했다.

완성차업계는 중국 부품 공장이 정상 가동됨에 따라 3월엔 출고량을 제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3월에 특근을 실시, 부족했던 생산 차질분을 최대한 빨리 복구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가 유유럽과 중동, 북미까지 널리 확산된다는 것이 관건이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판매 촉진활동이 코로나19라는 큰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