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로 기자] 실적에 맞춰 배당률을 결정해 온 한독이 연결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현금배당을 전년대비 절반가까이 축소했다. 순이익 증가는 관계기업 분류변경에 따른 회계상 실현일 뿐 실제 현금유입은 오히려 감소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독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5.8%와 24.5%가 늘어난 4730억원과 274억원을 달성했다. 눈여겨 볼 점은 당기순이익이다. 전년도 70억원보다 5배 가까이 급증한 339억원으로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한독은 연간 실적에 따라 주주들에게 적절한 비율에 맞춰 이익을 배분해 온 기업으로 유명하다. 연도별 주당배당금(당기순이익)을 보면 ▲2010년 525원(208억원) ▲2011년 396원(165억원) ▲2012년 149원(57억원) ▲2013년 198원(123억원) ▲2014년 150원(14억원) ▲2015년 100원(-18억원) ▲2016년 125원(-74억원) ▲2017년 265원(34억원) ▲2018년 450원(7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기준이 되는 순이익이 지난해 크게 상승한 까닭에 주주 입장에선 두둑한 배당을 기대했겠지만 액수는 오히려 40%(2018년 450원)가 낮아진 275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익은 증가했는데 배당이 줄어든 이유는 간단하다. 당기순이익(연결) 속에 실제 이윤이 아닌 회계상으로만 계상된 이득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2019년도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 외 기타수익 부분에 관계기업투자처분이익으로 286억원과 종속기업투자이익 174억원이 인식됐다. 종속기업으로 분류되던 한독칼로스메디칼이 전환상환우선주(RCPS)에 따른 의결권 분선으로 사실상 지배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해 관계기업으로 전환했다. 관계기업이던 JUST-C, INC도 지분율 상승으로 종속기업으로 변경했다.
관계기업과 종속기업 간 분류 변경하는 경우, 관계기업(종속기업)의 주식을 공정가치로 평가해 장부가치와 공정가치의 차이를 지분법투자주식처분이익(종속기업투자처분이익)으로 인식한다.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효과를 불러일으키긴 했지만 회계상으로만 인식하는 수익일 뿐 현금유입은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로 현금흐롬표상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은 지난해 186억원으로 전년도 391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개별기준으로도 순이익은 113억원으로 43% 감소했다.
한독의 한 관계자는 “종속 및 관계기업 분류변경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부풀어지긴 했지만 영업이익은 10년 만에 최대실적을 달성했다”며 “전년대비 배당이 다소 낮아지기는 했어도 20년 넘게 꾸준히 배당정책을 유지하는 등 지속적으로 주주친화정책을 펼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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