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계륵' 된 CGV 매각한다
SK 등 복수관계자와 매각 논의…경영부담 해소 차원


[팍스넷뉴스 이호정 기자] CJ그룹이 CJ CGV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앞서 해외법인 지분 일부를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하는 등 자금 조달에 나섰으나 막대한 순손실로 재무안정성 개선이 사실상 물거품됐기 때문이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이 SK그룹 등 복수의 관계자와 만나 CJ CGV 매각을 타진하고 있다. 일단 매각주관사를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잠재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 현황을 담은 투자안내문(티저레터) 통해 관심을 보이는 곳을 직접 컨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 내부관계자도 “예전부터 팔려고 CJ CGV를 내놨지만 인수의향을 딱히 밝힌 곳이 없어 매각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내부에선 CJ CGV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SK그룹이 인수했으면 좋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CJ그룹이 CJ CGV 매각에 나선 이유는 경영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CJ CGV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연결기준 642.9%다. 3분기 부채비율이 722.8%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79.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이 같은 하락폭은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작년 11월 해외법인인 CGI홀딩스 지분 28.57%를 FI에 3336억원에 매각했는데, 해당 자금이 유입되면 CJ CGV의 부채비율이 450%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었다. 


2018년 영구채(1500억원) 발행에 이어 작년 해외법인 지분 매각에도 CJ CGV의 재무건전성 개선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터키법인의 부실이 주 요인이다.


CJ CGV는 2016년 메리츠증권(FI)과 손잡고 해당법인을 6000억원(CJ CGV 3149억원, 메리츠증권 2900억원)에 인수했다. 아울러 앞단에서 2021년 원화 기준 공정가치가 투자원금을 밑돌면 CJ CGV가 메리츠증권에 차액을 지급하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미국이 2018년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관세를 2배 이상 인상하면서 불거졌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이 이를 근거로 터키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조정 하면서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고, 이로 인해 CJ CGV가 파생상품손실까지 떠안게 됐다.


실제 CJ CGV는 터키법인 TRS 건과 관련해 2018년과 2019년 각각 1776억원, 757억원을 파생상품평가손실로 잡았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1885억원, 2391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부터 리스회계기준(IFRS 16 Leases) 적용 후 리스료가 부채로 인식되면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CJ CGV가 재무부담을 완화하지 못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CJ그룹 입장에선 작년 6월 신용등급이 ‘A+/부정적’으로 하향조정 됐던 CJ CGV의 경영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CJ그룹이 CJ CGV의 재무 개선에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고 판단해 매각에 나서게 됐을 것으로 보인다. CJ CGV 사업특성상 활용할 만한 유휴자산도 없고, 영구채 발행 및 FI 유치 등 그나마 자본을 확충할 수 있는 재료도 이미 사용해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이에 대해 CJ그룹의 한 관계자는 “SK그룹과 접촉은 물론, 내부적으로도 CJ CGV의 매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CJ CGV의 매각 소문은 지난 1월에도 증권가에 돌았었다”며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당시 소문을 퍼트린 증권사를 수소문하기도 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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