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3자 주주연합이 최근 불거진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해 관계 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27일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진영 측의 각종 의혹과 논란을 부각시키며 기타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3자 주주연합은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 지분 37.47%를 쥐고 있다. 

3자 주주연합은 4일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한진칼 주주연합 성명서’를 통해 “심각한 범죄행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에서 발생한 것에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최근 프랑스 검찰이 에어버스가 대한항공 등 세계 유수의 기업에 항공기를 납품하면서 리베이트를 줬다는 사실을 확보했다”며 “이게 최종적으로 누구의 돈인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지적한 것이다.

3자 주주연합 측은 “프랑스와 영국, 미국 검찰에 따르면 에어버스가 1996년부터 2000년까지 대한항공의 A330기종 10대 구매대가로 고위임원에게 1500만달러(한화 약 180억원)의 리베이트 지급을 약속했다”며 “실제로 2010년 200만달러, 2011년 650만달러, 2013년 600만달러 등 세 차례에 걸쳐 지급됐다는 게 밝혀졌다”라고 주장했다.

3자 주주연합은 관련 인사들의 사퇴와 관계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3자 주주연합 측은 “이번 의혹과 연관된 인사들은 새로 선임될 이사진에 포함돼서는 안 된다”며 “이번 리베이트 사건으로 전문경영인체제가 왜 필요한지 더욱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3자 주주연합의 이번 성명서는 한진칼이 정기주총일과 주총안건을 확정한 뒤 나왔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진칼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3자 주주연합에 맞서 7인의 사내외이사 후보 선임의 건을 주총안건으로 올렸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여부와 이사회 장악을 위한 양측의 신경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를 고려해 3자 주주연합 측은 주총일 전까지 각종 의혹과 논란을 부각시키며 약 30%인 기타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3자 주주연합은 지난 3일 ‘한진칼 3월 주총 준법 촉구’란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지난 1월말 제기했던 계열사 동원 의혹을 다시 거론한 상황이다. 

3자 주주연합 관계자는 "한진칼을 비롯해 대한한공 ㈜한진 등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경영권 분쟁에 대응할 목적으로 회사의 인력과 자금력을 조원태 회장을 위해 동원하는 것은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건전한 정책 대결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기를 바라지만 만약 우려했던 일이 발생하는 경우 3자 주주연합은 회계장부열람권 등 모든 권리를 행사해 법적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한진칼에 대한 직원 파견은 그룹 내 인력 교류에 해당되는 적법한 전출이고. 파견시 발생하는 인건비 등 제반 비용에 대해서는 공정한 계약에 의거해 정당한 절차로 정산하고 있다며 정면반박한 상황이다.

현재 3월 말 한진칼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가 가능 지분을 기준으로 3자 주주연합(32.06%)과 조원태 회장 진영(조원태·조현민·이명희·델타항공·정석인하학원 등 특수관계인·카카오·사우회 등 포함한 추정치 37.25%)의 지분율 격차는 약 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