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나라, 장자 밀어주기 본격화하나
1남 2녀 중 막내 최정규 씨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 주총 상정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깨끗한나라가 이달 주주총회에 오너 최병민 회장의 장남 정규 씨에 대한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안을 상정하면서 승계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규 씨의 누나인 최현수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지만 범LG가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왕관'을 넘겨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깨끗한나라는 이달 27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최정규 씨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건을 상정한 상태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면 2년의 임기동안 이사회 등에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1991년생인 정규씨는 최병민 회장의 1남2녀 중 막내로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 몇 년전 국내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껏 이렇다 할 경영수업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정규 씨에겐 이번 주총이 데뷔 무대인 셈이다.


반면 최 회장의 장녀 최현수 대표는 일찌감치 경영에 참여해 차곡차곡 경력을 쌓아왔다. 1979년생인 최 대표는 미국 보스톤대학교 졸업 후 2006년 깨끗한나라에 입사해 마케팅팀, 생활용품 사업부 등을 거쳐 작년 1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전무로 재직할 당시 그가 주도해 선보인 기저귀 브랜드와 아기용 프리미엄 물티슈가 인기몰이에 성공하면서 경영능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때문에 업계선 최 대표가 그룹의 수장 자리를 물려받을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014년 막내아들인 정규 씨가 돌연 깨끗한나라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면서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외삼촌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정규 씨에게 지분을 몰아준 까닭이다.


2009년 어려움에 빠진 깨끗한 나라를 인수했던 구본능 회장은 2014년 회사 재무구조가 정상화되자 다시 최 회장 일가에게 희성전자 보유주식의 절반가량(1166만주)을 넘겼다. 이 과정에서 LG그룹의 장자승계 가풍에 따라 정규 씨에게 지분이 집중적으로 양도됐다.


그 결과 정규 씨의 지분은 단숨에 24.52%로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최 전무와 차녀 윤수 씨의 지분율은 11.78%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3년까지만 해도 회사 지분율이 제로(0)였던 삼남매의 운명이 희성전자의 '한방'에 갈린 것이다. 현재 정규 씨의 지분은 전환사채 행사 등으로 주식수 변동없이 16.03%로 낮아졌다. 최 전무·윤수 씨의 지분은 7.6%로 깨끗한나라의 공동 2대 주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선 최 전무의 쌓아온 경험이나 성과와는 관계없이 마지막 ‘왕관’의 주인은 결국 정규 씨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철저한 장자승계 원칙이 지켜졌던 LG가의 전통에 따라 방계사인 깨끗한나라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는 까닭이다. LG그룹만 해도 구본무 LG 전 회장이 대를 이을 장자가 없자 동생인 구본능 회장의 아들 구광모 현 LG회장을 양자로 들여 승계를 마무리졌다.


일각에선 깨끗한나라의 이 같은 장자 밀어주기 행보가 어려운 회사 사정을 고려치 않은 무리수로 지적하고 있다. 2017년 유해 생리대 논란 이후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7060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5953억원(잠정실적 기준)으로 15.7%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7년 이후 내내 적자를 내오다 지난해 43억원으로 흑자전환하며 겨우 한숨을 돌린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정규(29) 씨가 나이도 어리지만 회사에서 상근하지 않고 이사회 등의 참여만으로 경영사정을 들여다보는 기타비상무이사를 맡음에 실질적인 경영성과를 내기가 어려운 점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고 있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내부적으론 드릴 말씀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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