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강훈 기자] 한솔그룹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한솔시큐어는 NFC 칩 등 스마트카드를 제조하는 업체다. 한솔그룹이 인수할 당시에는 매출액 26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하는 알짜회사였지만 현재는 매출액 규모가 절반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2000년 한솔시큐어는 통신, 금융 등에 쓰이는 스마트카드를 전문적으로 개발 및 생산하고 있다. 현재는 SK텔레콤, KT 등 이동통신사에 NFC 유심(USIM)칩을 공급하는 것이 주력 사업이다. 2011년에 한솔그룹 계열사로 편입됐으며 그룹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의 손자회사다. 

한솔시큐어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과정에서 2017년 독일의 모바일보안 전문기업인 기제케 데브리엔트 모바일 세큐리티 게엠베하(Giesecke Devrient Mobile Security GmbH, 이하 G&D)와 손을 잡았다. G&D는 단순한 사업 제휴를 넘어 한솔시큐어의 신주를 취득, 2대주주에 등극했다. 한솔시큐어가 한솔그룹과 G&D 간의 조인트벤처(JV)가 된 것이다.

한솔시큐어의 실적은 수년간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솔그룹이 인수한 시점인 2011년엔 매출액 26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알짜회사였지만, 이후엔 매출액이 점차 줄었다. 영업이익도 흑자와 적자를 오가며 들쭉날쭉한 수익성을 보였다. 특히 2016년부턴 내리 3년간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160억원대였던 매출액은 130억원대로 후퇴했다. 

부진하던 영업실적은 지난해 소폭 반등했다. 매출액 133억원, 영업이익 5억원, 당기순이익 13억원을 기록하면서 4년만에 영업적자에서 벗어났다. 원감 절감 성과와 타법인 주식에서 발생한 평가이익 덕분이었다. 그 결과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에비타)도 지난해 3분기 기준 14억원을 달성했다.

회사의 수익성 및 현금창출력은 그리 크지 않지만 재무구조는 안정적인 편이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차입금이 전무한 가운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3억원이며 162억원의 기타유동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 자산총계는 264억원인 반면 부채총계는 25억원에 불과하다. 부채비율이 10.3%로 낮게 유지돼있어 신사업 등에 필요할 경우 차입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솔시큐어의 시가총액은 529억원 안팎이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지분 43.47%의 평가가치는 약 230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질 경우 전체 계약규모는 3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 계약규모가 300억원일 경우 지분 27.18%를 가진 최대주주 한솔인티큐브는 약 188억원, 지분율 16.29%로 2대주주인 G&D는 약 112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한솔인티큐브는 2011년 기존 경영진의 구주 및 신주에 총 86억원을 투자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희망가격 수준에 매각을 성사시킬 경우 인수 9년만에 2배 이상의 금액을 회수하게 된다. 인수 이후 실적이 금감했음에도 투자 차익을 거두는 셈이다. 2대주주인 G&D는 2017년 77억원을 투자한 이후 3년만에 50% 가량의 수익률을 바라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