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진칼 이전에 소화해야 할 기업들의 안건 분석이 쌓여 있어 다음 주를 넘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간 한진칼 지분 확보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이들 자문사의 의견은 양측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등 3개사는 현재 한진칼 안건분석에 착수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진칼 주총 일정이 다른 상장사 주총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은 월말(27일)에 잡히면서 뒷순위로 밀려나 있다. 

한진칼에 앞서 오는 ▲18일 삼성전자 ▲19일 현대자동차 ▲20일 LG생활건강 ▲26일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오는 24일에는 코스피 상장사 39곳, 코스닥 상장사 266곳 등 총 305곳의 상장사가 같은 날 주총을 연다.  

의결권 자문사 3곳 입장에서는 한진칼보다 이들 기업의 안건분석이 우선이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한진칼 지분을 보유한 자산운용사 등 고객들 중 한진칼 의결권 분석을 의뢰한 곳이 아직 전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진칼 의결권에 대한 분석은 이르면 다음 주 중후반경 나올 가능성이 높다. 3곳 모두 차이는 있지만 주 초반보다는 주 후반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서스틴베스트 관계자는 “주총 일정을 공시한 뒤 48시간 이내에 의결권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다음 주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우선 처리해야 할 기업의 안건이 많아 한진칼 분석은 내주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정확한 일정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보다 시기가 더 늦어질 여지도 있다. 조현아-조원태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주주제안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한 안건을 대거 올렸기 때문이다.

한진칼 주주총회에 상정한 안건은 ▲제7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조원태측 5명, 조현아측 4명) ▲사내이사 선임의 건(조원태측 2명, 조현아측 2명)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조원태측 1명, 조현아측 1명)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조원태측 3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조현아측 10건) 등이다. 이들 7개 안건에 대한 주주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27일 30번의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의결권 분석이 다음 주를 넘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3개사가 자산운용사 등 고객들에게 의결권 분석을 제공해야 하는 시기는 주총일로부터 7~10일 이전이다. 이론적으로는 17~20일까지도 늦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대신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여러 시급한 안건이 있긴 했지만 한진칼 분석에 상당한 시간을 투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워낙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분석 시기가 그리 늦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