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하우스 브랜딩으로 부가가치 찾아내”
‘원패밀리’ 정원준 대표…“서비스 균질화가 중요”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10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설업은 내수 진작과 고용 창출이라는 두드러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낙후되고 성장이 정체된 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 표준화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공사 현장, 3.3㎡당 2000만원이 넘는 아파트에 하자 보수 문제가 끊이지 않는 모습은 건설업계가 얼마나 신기술 도입에 소극적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 같은 건설업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산업이 프롭테크다.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을 결합한 용어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의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부동산 서비스산업을 말한다. 이미 국내에는 다수의 프롭테크 기업이 창업해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다양한 산업의 융합이 이뤄지는 시대, 프롭테크 기업을 살펴보면서 건설업의 미래를 조명해본다.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기존 업계에서도 쉐어하우스 브랜딩을 벤치마킹할 수 있지만 높은 퀄리티의 주거환경을 ‘가성비’ 좋게 제공하는 것은 원패밀리와 동거동락이 가진 독보적인 강점이다.”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원패밀리 사옥에서 만난 정원준 원패밀리 대표(사진)의 말이다. 원패밀리는 기존의 파편화한 쉐어하우스 형태를 탈피한 ‘동거동락’ 서비스를 운영 중인 기업이다. 각 지점별로 일정 수준 이상의 인테리어와 가구 등 생활 기반시설을 균질하게 제공하는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35세 미만 수요자에 초점을 맞춰 역세권, 대학가 주변에서 맞춤형 쉐어하우스를 발굴해 공급 중이다.


원패밀리는 지난 3년 동안 서울시내 33곳에 동거동락 지점을 세웠다. 현재 거주 중인 입주민은 약 250명으로 지금까지 누적 500명이 동거동락 서비스를 이용했다. 수익률과 직결되는 동거동락의 공실률은 현재 5%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통상 업계 공실률이 20%인 것을 감안하면 4분의1 이상 비용을 절감하고 있는 셈이다.


정원준 원패밀리 대표.


◆“1인 가구 중에서도 대학생 수요에 초점”


정원준 대표는 “기존 부동산 업계는 공간을 임대해주면 서비스가 끝나는 형태였지만 그 안에 새로운 콘텐츠를 녹여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2015~2016년 새 코워킹스페이스 서비스에 붐이 일면서 주거 상품 브랜드화에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1인 가구 시장의 수요가 확장하고 있는 반면, 서울 내 1인 가구가 살아가기에 주거비 부담은 큰 편”이라며 “코리빙 공유주거 형태, 중개 과정 생략 등에 따라 비용을 아끼면서 공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원패밀리의 동거동락은 공간 콘텐츠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정원준 대표의 이력에서 비롯했다. 그는 티켓몬스터 1기 출신으로 IT업계에 발을 들였고 소셜커머스 벤처 붐이 일면서 창업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2014년 핀테크 업체인 ‘핀스팟’을 열고 유휴공간을 팝업스토어 형태로 제공하는 중개 플랫폼으로 키워냈다. 정 대표의 관심은 유휴공간에서 상시공간인 주거지로 옮겨갔고 원패밀리도 이 연장선에서 세워졌다.


원패밀리는 2016년 9월 설립 후 만 3년을 넘긴 신생 기업이다. 다섯 명의 인원이 공간콘텐츠를 기획하고 약 500억원대의 자산을 전대 형태로 운용하면서 단숨에 업계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월 손익분기점을 넘었고 매해 100% 이상 성장하며 연 매출 10억원을 달성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매출은 최소 2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정 대표는 내다봤다.


◆특화 콘텐츠로 공간에 매력과 가치 불어넣어


동거동락의 차별점은 ‘브랜딩’이다. 기존에도 하숙집이나 공유주택 업계가 없던 것은 아니지만 각자 파편화해 동네마다, 건물주마다, 공간마다 들쭉날쭉이란 문제의식이 원패밀리의 창업으로 이어졌다.


공유주택 업계에선 업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전 지점이 동일한 ‘룩 앤 필(Look and Feel)'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와 가구를 일원화했다. 구조는 각각 달라도 동거동락만의 인테리어로 실제 주거지와 비슷한 아늑함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같은 구조에서 최적의 효율을 뽑아내는 특화 설계로 주거 만족도를 높였다.


정원준 대표는 “부동산 기반이기 때문에 직접 보려고 하는 수요를 위해 ‘투어’ 형태의 방문을 운영하고 있지만 직접 중개업과 협업하는 과정은 생략했다”라며 “모든 입주 정보를 모바일에서 제공하는 동시에 방문하지 않아도 구조와 컨디션, 동거동락만의 브랜딩을 알 수 있게 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막상 브랜드를 런칭하면 일체화된 컨셉을 수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1호점을 만들기 전부터 동거동락만의 차별화한 특징을 구상했다”며 “시설 면에서도 역세권 입지, 한 방의 정원, 창문, 화장실 개수, 색조 등 통일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입주민을 받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한 방에 최대 3인까지만 배정해 불편함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동거동락은 이밖에도 가전제품, 소모품 등을 제공해 입주민의 거주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주거 만족도가 높아졌고 입주민 사정에 따라 이주하게 되더라도 다른 지점의 동거동락을 새 보금자리로 결정하는 사례도 생겼다.


◆“건물주에게도 매력적인 상품돼야”


정 대표는 “세입자에게 좋은 공간을 제공하는 만큼 건물주에게도 좋은 수익을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회사 인원을 적게 유지하고 있다”라며 “현재로선 지점별 기대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입주자에게 부담 전가를 막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영비를 절감해 재투자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창업의 걸림돌이었던 건물주들도 점차 동거동락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원준 대표는 “없던 시장을 규합해서 새롭게 쉐어하우스 브랜드를 만들다보니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협력사와 함께 움직이고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등 인식을 높이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전만 해도 생소한 개념에 꺼려하는 건물주들이 많았다”며 “비슷한 토지비·건축비에 원룸 네 가구를 들이기보다 쉐어하우스를 통해 7가구를 들이면서 높은 수익률을 보장했고 이에 따라 건물주들도 동거동락 입주에 호의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입주민의 민원을 직접 받기 꺼려하는 건물주를 대신해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입주자 관리 등 중간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도 매력 중 하나”라고 말했다.


◆“누적 입주민 1000명 목표…실속 있는 확장할 것”


정원준 대표의 향후 목표는 입주민 1000명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누적 인원의 두 배 수준이다. 그는 “규모를 확보해야 의미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활성화할 수 있다”며 “1인 가구 편의를 위한 세탁·배달 서비스 연동이나 다양한 소모임을 조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서 원패밀리는 코그니티브 AG인베스트먼트로부터 7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지방 진출은 더욱 먼 과제로 남겨두고 있다. 정 대표는 “서울에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모여있고 아직 잠재력이 크다는 판단”이라며 “지방은 새로운 조직을 설치해야 하는 등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1인 가구의 60% 이상이 원룸에서 살고 있다는 점도 새 사업 모델의 기초가 됐다. 정 대표는 “원룸·독채 개념인 ‘마이룸’을 베타 테스트로 운영 중이다”라며 “세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동거동락과 달리 35세 이상의 독채 수요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롭테크의 미래에 대해선 신중했다. 정 대표는 “상대적으로 프롭테크, 부동산 기반 서비스업은 플랫폼 사업보다 폭발적 성장을 일으키기 어려운 구조”라며 “투자로 이어지기 쉽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속도가 비교적 늦더라도 차근차근 실속 있게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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