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강훈 기자] 코스닥 상장사 잉크테크의 각자 대표이사로 미원상사그룹 출신의 인사가 취임할 예정이다. 최대주주와 다른 주주 간의 공동 경영체제가 만들어졌지만, 향후 경영권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잉크테크는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양종상 미원홀딩스 전 대표를 포함한 3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한다. 양 전 대표는 사내이사 선임 이후 각자 대표에 취임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대표가 잉크테크 경영에 참여하게 된 것은 미원홀딩스를 계열사로 거느린 미원상사그룹 김정돈 회장이 직접 잉크테크 지분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6월 잉크테크가 신규 발행한 전환사채(CB)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전환 가능한 보통주 기준으로는 80만주에 해당한다. 이후 전환가액이 낮아지면서 전환 가능한 주식 수는 91만6031주로 늘어났다.
이어 김 회장은 장내에서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보통주 69만6975주를 보유 중이다. 보통주와 CB를 더할 경우 김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총 161만8533주로 추산된다. 지분율로는 약 9.15%다. CB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최대주주인 정광춘 대표이사(지분율 14.83%)에 이어 2대주주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잉크테크의 주주는 정광춘 대표이사와 김정돈 회장 외에 윤인수씨(6.8%), 대솔아이엔티(6.7%) 등이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중 대솔아이엔티는 이미 하태주 대솔아이엔티 대표를 잉크테크의 사내이사로 파견해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 양종상 전 미원홀딩스 대표가 각자 대표이사를 맡게 될 경우, 잉크테크는 최대주주와 다른 주주 간의 공동 경영체제가 자리잡게 된다. 만약 공동 경영체제가 깨지거나 미원상사그룹 측이 지분율을 확대할 경우, 주주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미원상사그룹은 이미 비슷한 방식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동남합성의 경영권을 쥔 사례가 있다. 동납합성은 2012년 오너 일가 간에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다. 미원화학은 2대주주 측과 연합해 최대주주의 반대에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후 미원상사그룹은 2대주주 측으로부터 일부 지분을 장외로 인수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을 확대하면서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현재는 미원홀딩스와 관계사, 특수관계인 등이 동남합성의 과반(56.23%)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미원상사그룹이 다른 주주와 연합할 경우, 동남합성과 마찬가지로 잉크테크도 경영권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원그룹 입장에서는 잉크테크를 인수할 경우 거래처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재는 최대주주와 다른 주주 간의 공동 경영체제가 이뤄졌지만, 계속해서 공동 경영이 유지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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