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로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병원 기피증에 따른 환자수 급감이 제약업계의 1분기 역성장 우려로 확산되고 있다. 1분기 제약사들이 무더기 실적 악화를 보일 것으로 우려된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병원 별로 환자수는 최대 50%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내 감염을 우려해 호흡기환자 등 경증환자 중심으로 병원 방문 자체를 기피하고 있는 까닭이다.
대형병원 보다는 중소병원의 타격이 컸다. 중중질환환자 중심의 대학병원의 경우 매출이 전년대비 15%에서 25%의 감소추세를 보인 반면, 경증환자 비중이 높은 중소병원 및 의원급의 경우 환자수는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서울 중소병원 한 관계자는 “3월 현재 병원 매출은 전년 대비 5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반 경증환자를 담당하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를 중심으로 외래가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고 밝혔다.
내원환자가 급감하다 보니 제약사 실적에도 불똥이 튀었다. 실제로 원외처방건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중소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자체적인 집계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의 경우 전년대비 10~15%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며 “원외처방 건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전문의약품(ETC) 실적악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로컬담당 한 영업사원은 “담당 지역구의 경우 처방건수가 절반가까이 줄어든 곳이 여러 곳이다”며 “다른 영원사원들도 사정이 마찬가지"라며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15~20%는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상위제약사 한 관계자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탓에 역성장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3월 들어 실적이 악화되고 있어 수습이 더뎌질 경우 피해는 눈덩이로 불어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장기화 여부다. 병원 한 관계자는 “당시 메르스는 치명률이 다소 높았어도 전염률과 그 속도가 높지 않아 환자내원수가 다시 정상화되는 리바운딩 기간이 짧았다”며 “하지만 이번 코로나19의 경우 높은 전염성에 대한 우려로 병원 기피현상이 더 커지고 있고 장기화 조짐마저 보이는 상황이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 역시 “메르스 당시만 해도 병원이 다시 정상화되는 기간이 한 달 정도 소요됐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한 달이 넘은 현 시점에도 회복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제약사들도 메르스 유행 당시 수습이 빨랐던 덕에 큰 피해 없이 위기를 넘겼지만 이번 코로나19 유행에 대해서는 긴장하는 모습이 영력하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영업사원의 영업활동마저 위축된 상황에서 이 여파가 2분기까지 이어질 경우 올 한해 실적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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