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가상자산 사업자는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사용▲의심거래‧고액현금거래 보고 ▲고객별 거래내역 분리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의 요건을 갖추고 앞으로 1년 6개월 내에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한 후 사업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사업 신고 수리가 거부될 수 있다. 미신고 영업 시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국내에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가 진출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인 후오비(Huobi)와 오케이이엑스(OKEx)는 이미 2018년 각각 후오비코리아, 오케이코인코리아로 국내에 진출했다. 오케이코인코리아는 중국의 오케이코인그룹(OKCOIN Group)을 포함 NHN인베스트먼트앤파트너스(NHN Investment&Partners)와 국내 사모펀드(PEF) 등 3곳이 출자한 조인트벤처(JV)다. 후오비 또한 한국에 별도의 한국법인을 만들었다. 

두 업체는 글로벌 거래소와 별개로 '후오비 코리아', '오케이이엑스 코리아'라는 이름의 국내용 거래소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각 국내 법인은 "자회사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후오비그룹이나 오케이코인그룹은 두 국내 법인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후오비코리아와 오케이코인코리아는 각각 특금법 개정안 통과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 인가 요건 충족을 위해 준비 중이다. 후오비코리아는 ISMS 인증 심사를 앞두고 있으며, 오케이코인코리아도 ISMS 인증 준비에 들어갔다. 또 특금법 시행 전까지 거래소 의무사항을 준비하기 위해 원화마켓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바이낸스는 한국지사인 ‘바이낸스 유한회사(Binance Ltd.)’를 설립하고 국내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낸스 유한회사의 역할과 사업내용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바이낸스는 후오비나 오케이이엑스처럼 한국 거래소 홈페이지를 별도로 만들지는 않고, 바이낸스 글로벌 거래소에서 한국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를 이용해 원화로 가상자산을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국내에 법인을 세운 만큼 추후 후오비나 오케이이엑스처럼 국내용 거래소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어떠한 방식을 취하든 한국에서 거래소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특금법 개정안을 따라야 한다. 한국시장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법인, 본점, 소재지, 국적과 상관없이 FIU에 신고한 후 운영해야 한다. 

바이낸스 측도 국내 거래소 인가 요건을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지호 바이낸스 한국총괄은 “바이낸스가 직접 투자를 해 한국에 법인을 세운 것은 맞지만, 한국 법인은 본사와 별도로 운영된다”라며 “한국에서 어떤 사업을 할지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결정해 독자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인가 요건 취득에 대해서는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발급 받기 위해서는 ISMS 인증을 먼저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미 ISMS 인증 획득 준비 절차를 시작했고, 앞으로 국내 규정에 맞춰가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