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주, 투자비 까먹는 '계륵'
지역기반·낮은 인지도 한계…지난해 순손실 143억원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3일 13시 3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신세계그룹이 제주소주의 반복된 적자에도 불구,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시간이 지나 인지도가 상승하면 수익성도 자연스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는 까닭이다. 반면 업계는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가 아니란 시각을 견지 중이다. 소주 시장 특성상 시장 연착륙을 위해선 유흥시장 공략이 필수적인데 제주소주의 경우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붇고도 연착륙에 실패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소주는 지난해 매출 48억원, 순손실 1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도 11% 늘었지만 적자 규모도 14억원이나 증가했다. 매출 증가에도 수익성이 더욱 악화된 이유는 판촉과 마케팅 등 프로모션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면서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금융비용 증가에 따른 이자 부담이 늘고 있는 게 주 요인이다.


제주소주 관계자도 "제주소주는 일단 제주도내 지역거점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중으로 음식점, 소기업 등 유흥채널을 상대로 한 영업망 확대 관련 비용이 많이 투입되고 있다"며 "사업 초반이라 지역내 인지도를 넓혀가는 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에 상당한 투자를 감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제주소주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2016년 이마트가 이 회사 지분 100%를 190억원에 사들였을 때부터 예상돼 왔다. 국내 소주 시장의 경우 유흥시장에서 얼마만큼의 유통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나는데 제주소주의 경우 인수 당시 매출액이 1억원 남짓일 만큼 지역에서도 인지도가 낮은 회사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신세계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제주소주를 낙점했던 이유는 국내 1위 할인점인 이마트에서 판매에 나서면 인지도 상승에 따른 유흥시장 공략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 결과로 풀이된다. 이런 이유로 제주소주 인수와 동시에 이마트가 앞장서 생산설비 확충 및 공격적 마케팅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의 공격적 투자는 제주소주의 매출 불리기엔 도움이 됐다. 실제 앞서 밝혔듯 2016년 1억원 남짓이던 제주소주의 매출액이 2017년 12억원, 2018년 43억원, 2019년 48억원 순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다만 마케팅에 쏟아부은 돈이 매출보다 많았던 까닭에 적자도 덩달아 늘기 시작했다. 2017년 처음으로 6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작년까지 3년간 337억원의 적자를 냈다.


내실없는 외형성장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마트가 지금껏 제주소주에 쏟아부은 투자금도 대부분 희석됐다. 이마트는 제주소주에 ▲2016년 341억원 ▲2017년 102억원 ▲2018년 120억원 등 총 563억원을 출자했는데 이중 51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반영한 상태다. 회사들이 보유 자산가치보다 장부가액이 떨어졌을 때 손상차손으로 인식하는 걸 고려하면 이마트 역시 제주소주의 실적 개선 여지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이마트가 제주소주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 막대한 마케팅을 지출하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 등과 같은 가시적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소주의 경우 가정보다 음식점 등 유흥채널의 소비가 압도적으로 많아 이마트 유통망을 활용한 전략은 분명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소주의 거점인 제주도 시장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제주도는 지역소주인 한라산이 60%의 점유율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이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30% 후반대 2위를 기록 중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맥주도 그렇지만 소주의 경우 더더욱 선호하는 브랜드가 굳어지는 바뀌지 않는 시장"이라며 "통상 소주 시장점유율 1%를 올리기 위해선 100억원이 필요하단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는 만큼 이마트가 마케팅 등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긴 하지만 점유율 확대에 따른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산과 창원 지역 1위 소주인 무학만 해도 수도권에선 영업력 미흡과 낮은 인지도로 힘을 못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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