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대형 악재에 연이어 직면하던 신한금융투자가 시장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례적인 경영진 교체와 선제적 고객보호를 내세우며 분위기 쇄신에 나서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독일 부동산 파생결합증권(DLS,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과 관련해 만기 연장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금액의 50%를 가지급하기로 했다. 원금 상환이 지연에 따른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가지급이 결정된 독일부동산 DLS는 KB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이 발행한 상품으로 신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초까지 신한금융투자를 비롯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SK증권, NH투자증권 등이 판매에 나섰던 상품이다. 전체 판매 상품규모는 5200억원으로 이중 신한금융투자가 판매한 DLS잔액은 3799억원에 달한다. 결국 판매사임에도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신한금융투자가 발행사를 대신에 선제적인 고객 보호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이달 말 만기가 연장돼 원금상환이 지연된 가입자는 921건, 투자금액은 2159억원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일단 내년 1월까지 총 1899억원을 우선적으로 고객들에게 가지급한다는 계획이다. .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가지급금이 지급되는 고객에는 개인과 법인을 모두 포함”한다며 “나머지 투자금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방법으로 회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펀드 운용사로부터 회수되는 대금에서 가지급금을 차감한 후 차액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등의 정산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가지급금 재원은 모기업인 신한지주에 지급할 보통주 배당금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단일주주인 신한지주에 배당해온 신한금융지주는 올해에는 아직까지 보통주 배당에 나서지 않은 상황이다. 

신한금융투자가 예년과 같은 수준(보통주 1주당 배당금 64원)의 배당에 나선다면 올해에도 196억원 가량의 배당이 이뤄지게 된다. 신한금융투자는 일단 배당 재원에 향후 마련될 충당금 재원을 더해 독일 부동산 DLS 투자 고객에 대한 가지급에 나선다는 목표다. 상환을 원하는 고객은 개별적인 설명과 권리와 의무 등에 관련된 서류작성 절차를 거친 후 다음달부터 가지급금을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인다. 

신한금융투자의 선제적 투자자보호 조치는 일단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각종 악재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시장내 신뢰를 회복하는 최선의 선택이란 평가도 이어진다. 신한금융투자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도 마련하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주력하고 있다. 

유사한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해 상품 선정 과정에서 WM(자산관리) 그룹 산하의 상품기능을 분리하고 투자상품서비스(IPS) 본부를 독립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본부를 분리해 외부의 간섭 없이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한 것이다. 소비자보호, 내부통제 조직이 참여하는 투자상품선정위원회도 확대 개편해 투자상품의 선정 과정도 투명하게 관리토록 했다. 판매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 고객 자산관리 중심으로 성과 평가체제를 개편하고 고객수익률, 고객만족도 등 ‘고객중심 항목’ 비중을 높였다. 

사후관리를 위해 투자상품 판매 후 관리 프로세스 전반을 상시적으로 관리하는 조직과 투자상품 감리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상품감리부’를 신설했다. 상품감리부는 기존 ‘고객수익률관리팀’을 지난해 10월 변경한 것으로 고객 수익률에 저해할 만한 상품을 모니터링 하는 데서 운용사의 운용 중간과정을 감리하는 역할까지 맡도록해 리스크 관리 역량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