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이 취임사에서 '영업문화 혁신'을 가장 먼저 꼽았다. 수개월째 우리은행을 괴롭히고 있는 DLF(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라임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권 신임 행장은 24일 제52대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지난달 11일 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차기 은행장으로 추천한 지 40여일 만이다. 임기는 1년이다.

권 신임 행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영상메시지로 전달한 취임사에서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여러분과 함께 '제로베이스 혁신'을 추진해나가고자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총 세 가지를 강조했다. 

권 신임 행장은 첫 번째로 "영업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컴플라이언스(내부통제), 리스크 관리 등을 영업 앞단에서 먼저 고민해 빈틈 없게 하고, 영업점과 본점 직원 모두 '이게 안 되면 영업을 못한다'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권 신임 행장은 "한편으론 우리은행의 미래 성장기반인 자산관리, 디지털, 글로벌 부문에서도 혁신의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며 "자산관리 사업은 상품 판매 위주에서 고객의 수익과 자산 성장에 초점을 맞춘 모델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적극 추진하고, 글로벌 부문은 진출 국가의 특성을 고려해 이원화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수익성 높은 지역은 자본금 증자 등을 통해 현지 영업을 적극 확대하고, 성장 정체 지역은 해외·대체투자 등 IB영업의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 신임 행장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이 되니 고객들의 신뢰와 믿음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닫게 된다"며 "어떤 경우에도 개인의 성과나 조직의 목표가 고객의 이익보다 우선시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위해 현재의 평가제도나 규정, 영업 조직 등 은행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이 정말 고객 중심으로 구성돼 돌아가고 있는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권 신임 행장은 "우리를 둘러싼 상황이 어렵고 힘든 만큼 저에 대한 여러분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담대한 정공법으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은행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권 신임 행장은 영상메시지로 취임사를 전달한 것 외에 별다른 취임식을 진행하지 않고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첫 업무로 코로나19 관련 대고객 지원 현황 등을 점검한 뒤, "생업에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도록 신속하게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