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코인 퇴출 위기...'박사방'의 역설
완전한 익명성 보장 불가...리스크 줄이려 상장폐지 하기도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6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채널 ‘박사방’의 입장료가 가상자산으로 지불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모네로(XMR)을 비롯해 추적이 불가능한 익명성 코인(다크코인)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완전히 퇴출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박사방 가입자 100여명은 가상자산 구매대행 업체 B사를 이용해 모네로 등 코인을 구매한 후 텔레그램 채널 입장료를 지불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일반적인 코인은 받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의 지갑 주소가 투명하게 드러나며 액수와 트랜잭션 기록까지 누구나 볼 수 있다. 반면 다크코인은 거래가 일어난 사실만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박사방 운영자가 입장료 지불 수단으로 모네로를 요구한 이유다.


앞서 지난해 중순 업비트와 오케이이엑스코리아는 모네로를 비롯한 다크코인을 상장폐지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안에 따라 가장자산 거래소는 가상자산 송금인과 수취인의 정보를 수집 및 보유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송금인과 수취인을 확인할 수 없는 다크코인은 FATF 권고안 이행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최근 통과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개정안도 FATF 권고안을 따르고 있다.


당시 업비트는 모네로와 대쉬(DASH), 제트캐시(ZEC), 헤이븐(XHV), 비트튜브(TUBE), 피벡스(PIVX) 상장폐지했다. 오케이이엑스코리아 또한 모네로, 호라이즌(ZEN), 슈퍼비트코인(SBTC)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아직 국내 거래소에서 다크코인이 완전히 퇴출된 것은 아니다. 모네로는 국내 거래소 중 빗썸과 후오비코리아에서 거래할 수 있다. 또 대시와 제트캐시는 빗썸, 후오비코리아, 오케이이엑스코리아, 고팍스, 캐셔레스트, 프로비트 등 여러 거래소의 원화마켓과 코인간 거래 마켓에 상장돼 있다. 


다크코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모네로 외에 대부분의 다크코인은 익명 기능을 선택할 수 있지만 거래소를 통한 입출금 시에는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없도록 설정돼있다. 프로젝트 내에서 제공하는 자체 월렛에서만 제한적으로 익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거래소에서 다크코인이 연이어 상장폐지 되자 대시와 지캐시 재단 측은 거래소에 소명자료를 보내고 당사 코인이 트래블룰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제트캐시의 경우 발신자와 수신자, 액수까지 트랜잭션 정보를 모두 볼 수 있는 투명한 주소와, 해당 정보를 확인할 수 없도록 익명화된 주소를 모두 제공한다. 현재 제트캐시를 거래할 수 있는 고팍스 측은 “고팍스에 상장된 제트캐시는 익명 기능을 사용하지 않도록 설정했기 때문에 다크코인으로 분류할 수 없으며, 이러한 내용은 금융당국과 수사기관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시 또한 프라이버시 기능을 향상시킨 지갑을 제공하지만 이것은 데스크톱에서만 지원되는 기능이며, 완전한 익명성을 제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트캐시와 대시의 소명자료 제출에도 불구하고 업비트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기술적으로는 다크코인이 익명성을 보장하지만, 실제 금융당국에서 코인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지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금법 통과와 함께 거래소 인허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장폐지 소식 발표 당시 업비트는 “외부 네트워크에서의 자금세탁 및 유입 가능성까지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박사방' 입장료 지불 수단으로 모네로가 활용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빗썸 측은 “다크코인 상장폐지에 대해 결정된 사안은 없지만 검토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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