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선택' 류경표·노삼석, ㈜한진 사내이사 선임
작년말 그룹 인사 승진…KCGI 측 불참·대한항공 관계자 2명 현장점검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0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사진=팍스넷뉴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와 노삼석 사업부문총괄(부사장)이 ㈜한진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한진은 25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한진빌딩 본관 26층 대강당에서 제6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은 의결권 있는 주식(1197만4656주)의 72.13%인 863만7441주 보유 주주가 참석, 보통·특별결의요건을 모두 충족한 가운데 열렸다. 


한진빌딩 입구에는 대한항공 홍보팀 관계자 2명이 배치돼 있었다. 27일 열릴 한진칼 정기주총도 ㈜한진과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사전점검의 성격으로 읽힌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현장에 참석한 주주는 50여명에 불과했다. ㈜한진은 주총장에 참석하는 주주들의 체온을 일일이 측정하고,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했다.  



주총 의장은 류경표 대표가 맡았다. 주요 주총 안건 가운데 관심을 모은 것은 이사 선임의 건이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이사 2인(류경표 사내이사, 성용락 사외이사)의 재선임과 이사 3인(노삼석·주성균 사내이사, 손인옥 사외이사)의 신규선임안을 다뤘다. ㈜한진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로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 및 3인 이상으로 구성돼야 한다. 


이사 선임의 건은 출석의결권수의 과반수와 의결권 있는 주식수의 4분의 1 찬성으로 보통결의사항 요건을 충적하며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로써 지난해 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회장 부임 후 처음으로 단행한 그룹 임원인사에서 승진한 류경표 ㈜한진 대표이사와 노삼석 사업부문총괄(부사장)은 사내이사에 각각 재선임, 신규선임됐다. 


이들은 지난해 말 총수일가, 특히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간 내홍을 겪는 과정 속 이뤄진 조 회장의 첫 임원인사에서 생존 및 승진하면서 조 회장 측 라인(Line)으로 분류됐다. 이들은 모두 총수일가와 장기간 함께 한 인물이다. 이러한 영향 속에 이번 ㈜한진 주총에서 사내이사 신규선임과 재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던 상황이다.


앞서 조원태 회장은 지난해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을 맡았던 노삼석 전무를 ㈜한진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고, 기존 류 대표이사 전무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류 대표이사는 경영기획 인사·총무 재무 IT 등 경영관리부문 총괄을, 노 부사장은 택배 물류 글로벌 등 사업부문 총괄을 담당하게 된다. 


이들의 사내이사 선임에 관심이 쏠린 다른 배경에는 KCGI가 자리한다. KCGI는 산하 투자목적회사 엔케이앤코홀딩스를 통해 ㈜한진 지분 10.17%를 보유, 2대 주주에 올라있다. ㈜한진의 지분율은 한진칼(27.69%) KCGI(10.17%) 국민연금공단(9.62), GS홈쇼핑(6.87%) 등의 순이다. KCGI는 한진칼과 더불어 총수일가를 압박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한진의 지분을 확보했다. 육상운송과 항만하역, 해운, 택배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한진은 대한항공 못지않게 한진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이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총수일가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은 ‘한진칼-대한항공·㈜한진-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조원태 회장의 기반인 대한항공 인사를 ㈜한진 전면에 배치하면서 이번 ㈜한진 주총에서 KCGI의 견제가 예상됐다. 하지만 별다른 마찰 없이 주총은 마무리됐다. 이틀 뒤 한진칼 주총을 앞둔 상황에서 ㈜한진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던 것으로 보인다. 당초 KCGI는 주총장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참석은 하지 않았다. ㈜한진 관계자는 “(KCGI 측에서) 주총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고 전했다.   


㈜한진 정관 일부 변경의 건.(자료=㈜한진)


정관 일부 변경의 건도 통과됐다. 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사항으로 참석주주의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앞서 ㈜한진 이사회는 지배구조개선과 법령 변경사항을 반영한다는 취지로 ▲대표이사 직위 구분 삭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이사회 소집권 유연화 등을 골자로 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주총 안건으로 올렸다. 류 대표는 “정관의 정비를 통해 지배구조 개선과 상법 등 개정사항을 반영하려한다”며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추진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도 통과됐고,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22억원으로 책정됐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류경표 ㈜한진 대표는 올해 매출액 2조3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진은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전년 대비 5.7% 증가한 2조623원, 영업이익은 115% 늘어난 906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류 대표는 “농협, 이커머스(쿠팡), 홈쇼핑(GS홈쇼핑) 등 기존 전략 고객사와의 협업 강화와 컨테이너 터미널 법인을 연계한 대형 우량고객을 신규 유치할 것”이라며 “포항, 광양 물류센터 등 신규 인프라를 기반으로 영업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프라, 자동화 투자로 미래 중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며 “2023년까지 택배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위해 대전 메가 허브 착공과 부산, 인천, 원주 등 각 지역에 터미널 신·증축을 통한 캐파(Capa)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활용도가 낮은 부동산 등도 매각해 재무구조개선도 이루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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