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추적이 어렵다고?"…현금보다 투명
모네로 외에 모든 트랜잭션 블록체인에 고스란히 남아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7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불법 촬영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텔레그램 채널 ‘박사방’의 입장료가 가상자산으로 지불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코인 거래내역에 대한 경찰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상자산을 이용하면 기록을 남기지 않고도 거래를 하거나 돈세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상자산의 대표적인 특징이 ‘익명성’과 ‘보안’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블록체인의 특징은 트랜잭션(거래내역)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만인에게 공개하고 원장을 공유해 함부로 위조와 삭제를 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이오스(EOS)등 대부분의 코인은 모든 거래내역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블록체인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코인을 주고받은 지갑 주소만 알면 다른 사람의 거래내역까지 확인할 수 있다. 블록체인닷컴, 이더스캔 등의 사이트에서 지갑주소를 입력하면 해당 지갑으로 주고받은 모든 거래내역이 나온다.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지우거나 위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오히려 현금거래보다 투명한 셈이다. 


▲ 실시간으로 비트코인 트랜잭션을 확인할 수 있는 비트코인닷컴의 블록익스플로러 / 비트코인닷컴 화면 캡쳐



빗썸, 업비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해 거래했을 경우 거래내역 추적은 더 쉽다. 각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회원 가입시 KYC(고객실명인증)을 진행하며, 본인 명의 은행계좌로 원화를 입금한 후 코인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코인을 자금세탁 중개 업체나 장외거래, 해외 거래소를 이용해 다른 코인과 섞는 믹싱(Mixing)작업을 거칠 경우 추적이 힘들어질 수 있다. 그러나 거래내역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추적이 가능하다. 


가상자산의 특성상 범죄에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부러 익명성을 강화한 코인도 있다. 모네로(XMR), 대시(Dash), 제트캐시(Zcash) 등 익명성 코인(다크코인)이다. 실제로 최근 붙잡힌 ‘박사방’의 운영자 조주빈은 가입 신청자들에게 입장료로 모네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코인이라고 해서 모두 익명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대시와 제트캐시 등 대부분의 다크코인은 익명 기능을 선택할 수 있지만 거래소를 통한 입출금 시에는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없도록 설정돼있다. 프로젝트 내에서 제공하는 자체 월렛에서만 제한적으로 익명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거래소에 상장된 대시와 제트캐시는 다크코인이 아니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모네로 만큼은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된다. 모네로는 일회용 주소를 생성하거나 송신인을 감출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박사방 외에도 세계의 마약류 거래나 사이버 범죄자들 사이에서 결제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박사방 이용자들은 모네로를 구매해 입장료를 결제했지만 경찰이 쉽게 가입자를 찾아낼 수 있었다. 이들이 거래소가 아닌 코인 구매 대행업체를 통해 모네로를 구매했기 때문이다. 모네로 구매신청시 이름, 구매신청서, 이메일, 연락처를 필수로 기재했으며 코인 구매 완료 후 처리 결과를 문자로 전송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구매대행사 압수수색을 통해 구매자의 명단을 확보했다.


만약 거래소에서 모네로를 구입하고 전송했을 경우 추적이 어려웠을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모네로를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는 빗썸과 후오비코리아 뿐이다. 후오비코리아에는 원화마켓이 아닌 코인간 거래마켓에만 상장돼있기 때문에 거래량이 거의 없다. 빗썸은 농협은행 계좌가 있어야만 가입과 거래가 가능하다. 모네로를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가 적고, 거래소 가입시 필요한 은행계좌와 KYC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코인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은 쉽사리 코인 거래를 시작하기 어렵다. 


경찰은 이미 지난 13일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 수사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다. 또 박사방과 사건 연루 가능성이 있는 7개의 코인지갑 주소를 보내 거래 흐름 확인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거래소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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