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카카오 주가, EB 투자자들의 셈법은
교환가액 13만원 육박…현 주가와 격차 '미미'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6시 3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증시가 급등락을 거듭함에도 카카오 교환사채(EB) 투자자들이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교환가액 자체가 여유있게 설정돼 있는데다, 카카오의 주가 또한 지수 하락폭에 비해서는 선방하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는 평가다. 반면 '대세 하락장'이 연출될 경우 원금만 간신히 회수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016년 2억달러 어치의 원화표시 EB를 해외에서 발행했다. 막 인수·합병(M&A)을 끝낸 로엔엔터테인먼트 주식 일부를 기초자산으로 한 EB였다.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사들인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일부를 EB로 유동화해 재무적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였다.


음원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던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사명을 카카오엠으로 바꾼 뒤 2018년 카카오에 전격 흡수합병됐다. EB투자자 입장에서는 교환 대상이 사라진 셈이 됐다. 카카오는 대신 EB투자자들에게 로엔엔터테인먼트 주식이 아닌 자기주식을 제공하겠다는 제안을 했고, 투자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대신 교환가액은 합병 비율에 맞춰 1만3009원에서 12만8386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카카오 EB의 교환가액은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조정(리픽싱)됐다. 통상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이 배당을 단행할 때 EB투자자들은 배당의 수혜를 받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 배당분 만큼 교환가액을 하향조정하는 관행을 따른 것이다. 리픽싱 결과 교환가액은 12만8128원까지 하락했고, EB 투자자들은 그만큼 카카오 주식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카카오 EB는 주가 투자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의 리픽싱 조항은 두지 않았다. 반면 사채의 이율은 0%이며, 교환가액은 기초자산의 시가에 27.5%를 할증해 설정했다. 심지어 기초자산의 주가가 교환가액보다 30% 넘게 상승했을 때에는 카카오가 원금을 상환할 수 있다는 내용의 콜 옵션 조항까지 삽입했다.


이는 발행사(카카오)에게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라는게 중론이었다. 그만큼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컸다는 방증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엠의 합병으로 EB의 기초자산이 바뀌는 과정에서도 투자자들은 금리나 교환조건 등 기존 약정을 그대로 승계했다. 카카오라는 플랫폼과 카카오엠이 낼 시너지에 대한 기대 또한 그에 못지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EB의 만기가 1년 남짓 남은 시점에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게 됐다. 2월 하순만 하더라도 장중 한 때 19만5000원에 달했던 카카오의 주가는 이달 들어 13만원 대까지 하락했다. 지금의 교환가액으로는 차익을 내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최악의 경우 이자 없이 원금만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원화가치 하락분까지 고려한다면 손실이 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같은 기간의 증시 낙폭에 비해 카카오 주가 하락 폭이 조금이나마 낮았다는 점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안거리가 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부양 정책들이 나온 결과 카카오 주가도 15만원대까지 회복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반면 일시적인 반등일 뿐 대세 하락장이 연출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투자(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 EB는 교환기간이나 만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큰 불안요소가 될 수 있다"면서 "2000억원 어치가 넘는 물량을 단기간에 교환하고, 처분하려면 카카오의 사업적 성과는 물론 시장 여건이 받쳐줘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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