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지윤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의 주가가 상장 첫날 보합을 기록하면서 신주를 배정받은 주주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시장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상장 첫날부터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 2196만9110주가 26일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이번에 상장한 신주의 발행가액은 주당 1만4600원이다.

이날 종가(1만5350원)를 고려하면 상장하자마자 주당 750원(5.1%)이 상승한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지난 25일에 이어 상장 당일에도 1만5000원대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주가는 이달 24일 1만4250원에서 25일 1만5350원으로 1100원 상승한 뒤 이날도 1만5350원을 기록했다.

유상증자 추진 당시 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주들이 신주 상장과 동시에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번 신주는 보호 예수 기간이 없어 상장 당일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기존 주주들이 손실 폭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손절매를 감수하고 이날 매도주문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었다.

매도세가 폭증할 것이라는 업계 관측과는 달리 신주를 배정받은 주주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자세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주 상장일 거래량은 평이한 수준이다. 26일 거래량은 87만9548주로 지난 24일 79만8909주, 25일 123만5641주와 비교해 눈에 띄는 증가세 또는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내 증시가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신주 상장 첫날 주가는 상승 마감했지만 앞으로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건설업과 관계없는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재무건정성 악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까지 큰 타격을 입으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 퍼지기도 했다.

최근 1년간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최고점 대비 70% 이상의 낙폭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초 4만원 후반에서 5만원 초반대를 기록하던 주가는 꾸준히 우하향하면서 올해 초 2만원대에서 이달 1만원대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