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적격성 논란’ 최중경 이사 선임 속내는
감리권한 Vs. 자회사 상장, 이해상충 우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회계사가 전문성을 발휘해 부정이나 오류를 찾아내도 그 사실을 이해관계자에게 알릴 수 없다면 전문성을 발휘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독립성은 감사품질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지난 27일 CJ ENM 사외이사로 선임된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이하 한공회) 회장이 지난해 9월 기자 초청 세미나 자리에서 한 말이다. 정부가 도입하는 감사인 지정도입에 대한 의견을 밝히면서 ‘독립성 유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지만, 최 회장의 행적과 비교하면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인다. 최 회장이 그동안 이해상충과 적격성 논란을 빚어왔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민간 자율규제기관인 한공회의 독립성 확보에 대한 논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최 회장이 ‘적격성’ 논란에 휩쌓이기 시작한 것은 효성의 사외이사를 맡으면서다. 최 회장은 지식경제부 장관 퇴임 3년 후 효성 사외이사직을 수락했는데, 그때 조석래 효성 회장은 약 8000억원에 달하는 분식회계와 탈세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당시 증권선물위원회는 효성에게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을 해임할 것을 이사회에 권고했다. 최 회장은 해임 권고는 고사하고 이후 조석래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효성과 최 회장의 ‘유착 의혹’까지 불거졌다. 최 회장이 한공회 회장으로 당선된 2016년에 일어난 일이라 더 그랬다.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 기관인 좋은기업지배연구소(CGCG)는 지난 20일 보고서를 내고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최 회장에 대해 “이사해임과 관련된 논의를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의 이해상충 이력에 주목하면서 CJ ENM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한 것이다. 


이후 최 회장이 한공회 회장과 효성의 사외이사 모두 연임하면서 한공회의 회계 투명성과 독립성 유지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2018년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업의 회계투명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율규제기관의 장이 분식회계로 임원의 해임권고를 받은 기업의 사외이사직을 재차 맡겠다는 발상 자체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에 대해서는 “사외이사 재선임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외이사직에서 즉각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 지난 27일 CJ CNM이 최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이유는 CGCG의 보고서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CGCG는 “공인회계사회는 공인회계사법에 따른 단체로 비상장회사의 회계감리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CJ ENM은 다수의 비상장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 공인회계사회의 회장과 이해충돌의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한공회의 관리‧감독권한과 향후 상장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 CJ ENM의 비상장자회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한다는 것이다.


회계감리란 회계법인이 비상장 회사에 대한 회계감사를 올바르게 했는지 조사하는 권한을 말한다. 만약 부실회계감사를 적발하면 등록취소, 업무정지, 형사고발 등의 조취를 취한다. 상장법인의 회계감리는 금융감독원이, 비상장법인의 회계감리는 한공회가 한다. 한공회의 역할이 금융당국에 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공회 회장의 권한은 막강하다. 한공회 회장은 대표적으로 회계 감리 심의‧의결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하는 위탁감리위원회의 위원장 추천‧임명권을 갖는다. 위원장은 심의‧의결 내용을 모두 회장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CJ ENM은 국내에 총 30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 드래곤 한 곳만 상장돼 있다. CJ ENM은 향후 자회사 상장으로 기업가치 향상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J ENM의 주가는 6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기업 가치 향상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CJ ENM 주가는 2014년 1월 24일 41만9000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 30일 장마감 기준 10만3000원으로 무려 75.42% 떨어졌다. 총 발행주식수는 620만주에서 2190만주로 3.5배나 늘었지만, 시가총액은 2조6000억원에서 2조2587억원으로 13.13%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 2018년 스튜디오드래곤 상장에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고,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던 CJ 오쇼핑과 합병에도 주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CJ ENM은 앞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더욱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가운데 최 회장 선임은 다수의 자회사 상장을 통해 주가를 올리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효성 우군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다는 점에서, 마음만 먹으면 CJ ENM의 자회사 상장에 힘을 실어줄 수 있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한공회 임기는 오는 6월까지다. 만약 임기 내에 상장을 추진할 경우 유착 의혹은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회장 연임기간에 자회사 상장이 성공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향후 CJ ENM의 자회사 상장 추진과 한공회의 역할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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