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두현 기자] 면역항암제 개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위스 바이오기업 팍심(Vaximm AG)이 크리스탈지노믹스(이하 크리스탈) 지분에 직접투자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팍심의 최대주주 및 2대주주는 글로벌금융그룹인 밸뷰자산운용과 독일 제약사 머크(Merk)다. 팍심은 유수 기업들이 지분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항암 분야에서도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팍심은 크리스탈의 파이프라인 등을 면밀히 분석한 이후 주주참여 계약을 타진하고 있다.
이 투자는 단기수익 실현목적이 아닌 협력관계 구축 차원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분참여를 계기로 양사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개발·기술수출 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는 계산에서다.
팍심의 대표 파이프라인은 뇌암 분야 신약후보 'VXM01'다. 이 신약후보 머크와 화이자(Pfizer)가 공동개발한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와의 병용 및 단독임상(각 2상)을 실시 중이다.
현재까지 연구결과에선 기존 항암제를 상회하는 높은 반응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초기임상 결과가 이어진다면 혁신적인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팍심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암에 대항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암 치료백신'으로 VXM01를 개발하고 있어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항암제는 고형암·뇌암 등 암조직에 도달하지 못해 이렇다 할 약효를 보이지 못했다. 반면 팍심의 플랫폼 기술(DNA vaccine platform)은 면역세포가 암조직 내에 보다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면역체계를 프로그래밍한다.
고형암 등 암세포주에서는 단백질 일종인 'VGFR-2'가 발현하는 특징이 있는데, 이에 대한 항원(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분자)을 만들어 놓고 면역세포들이 VGFR-2가 고발현하고 있는 암세포를 찾아가 사멸시키도록 하는 기전이다.
구체적으로는 ▲살모넬라종 박테리아 내에 VEGFR-2를 발현시키는 'VEGFR-2 펩타이드'를 주입, 이 박테리아를 경구로 투여 ▲박테리아가 장내에 흡수, 분해돼 박테리아에 주입했던 VEGFR-2 펩타이드가 발현 ▲VEGFR-2 펩타이드는 기전에 따라 VEGFR-2를 발현시키고, 이를 면역세포인 T-cell이 항원으로 인식, 타깃으로 삼음 ▲이후 T-cell(dendritic 세포)은 VEGFR-2가 고발현하고 있는 암조직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즉 암세포가 발현하는 VEGFR-2 단백질을 공격대상으로 표시하면, 결과적으로 암세포를 공격함으로써 암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주는 원리다.
이같은 기전으로 인해 VXM01은 VGFR(Vascular Growth Factor Receptor)-2 단백질을 타깃한 'VGFR-2 억제제'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머크도 이 VXM01에 가능성을 보고 화이자와 공동개발한 바벤시오를 무상으로 공급, 병용임상을 지원 중이다.
팍심은 이외에도 최근 연구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신항원(neoantigens) 타깃 항암제 'VXM NEO'를 비롯, 항암·면역치료 분야에서 주요 타깃 단백질들(PD-L1, WT-1, Mesothelin)에 관한 후보물질들(VXM10, VXM06, VXM04, VXM08)을 보유하고 있다.
크리스탈은 팍심의 지분투자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크리스탈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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