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최악의 위기에 몰린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내선 증편 등으로 그나마 숨을 쉬고 있다.
제주항공은 "오는 3일부터 25일까지 김포~부산 노선을 총 92차례 늘린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증편 운항을 통해 최대 1만7400여명이 항공기로 수도권에서 부산까지 이동하게 됐다. 제주항공은 이에 더해 지난 2006년 취항 시작 뒤 처음으로 여수항공에서 출발하는 여객편을 신설한다. 홈페이지엔 지난 달 말 이미 김포~여수, 제주~여수 등 두 노선에 대한 운임이 공지된 상태다. 대형항공사 대한항공이 여수 오가는 노선을 일시 폐쇄하면서 이 지역의 이동 편의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국제선을 전부 중단한 티웨이항공은 제주 노선에 에너지를 쏟고 있다. 오는 25일부터 내달 31일까지 청주~제주 노선을 신설했기 때문이다. 청주공항과 제주공항에서 각각 매일 4편이 이륙하게 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9일부터 대구~제주 노선을 기존 하루 2회에서 하루 6~7회로 늘렸다. 부산 김해공항을 허브로 삼는 에어부산도 부산~제주, 김포~제주 노선을 하루 1~2회씩 늘려 운항 중이다.
LCC들의 이 같은 조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선언 뒤 각국이 앞다퉈 공항을 봉쇄, 국제선 이동이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 속에서 국내선으로 바뀐 이동 및 여행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경우, 코로나19가 절정을 지나 하루 확진자 수가 100명 안팎으로 줄었기 때문에 주말을 중심으로 여행자들이 조심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김포~제주 노선의 경우, 하루 운항 편수를 절반 가까이 줄이기는 했으나, 주말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탑승률에서 큰 차이 없다. 정상 요금을 받고 있다"며 "다만 국내선을 늘린 것이 위기 극복에 도움까지 되는 상황은 아니다. 비행기를 공항에 전부 세워둘 수 없으니, 수요가 있을 때 기민하게 움직여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2월과 비교하면 3월 들어 제주 등 국내선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이 나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단체 관광객이 거의 없고, 여행을 장려할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아직 멀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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