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살 빼는 LG
디스플레이,혹독한 체질개선에도 앞길 막막
후폭풍 거센 中 저가공세...‘유동성 확보’ 관건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0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가 올해도 그룹 군살 빼기에 나선다. 비핵심 사업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미래 신산업에 에너지를 집중한다. 기초체력을 올려 나가기 위한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사업부 분사와 지분 매각은 물론 최근엔 해외 계열사를 통한 유동성 환수에도 나서고 있다. 취임 이래 줄곧 강조한 구광모 LG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방식이 반영된 결과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같은 변화가 지주사를 비롯한 LG 전 계열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취임 3년차에 접어든 올해는 수확을 위한 본격적인 씨뿌리기 작업이 가시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LG디스플레이의 생존 경쟁이 힘에 부치는 모양새다. 인원 감축과 사업 축소 등으로 몸집을 줄이는 한편,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발 LCD(액정표시장치) 저가 공세의 후폭풍이 여전히 거세다. LG디스플레이는 사업 축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금 출혈을 감당하는 동시에 OLED 양산에 수 조원 단위의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유동성 확보에 LG디스플레이의 생존이 달린 셈이다.


◆LCD 조직 축소 가속화...희망퇴직 늘면서 비용절감 효과는 가시화 전 단계


LG디스플레이의 실적악화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대량생산으로 LCD 가격이 폭락한 탓이다. 특히 국내와 미주 매출 감소 영향이 컸다. LG디스플레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와 미주 매출은 전년대비 각각 30.43%, 21.22% 줄면서 총 매출이 3.54%(8610억원) 감소했다. 반면 매출원가는 1.7%(3560억원) 증가하면서 매출총이익은 전년 대비 39.4% 쪼그라들었다. 감소 규모만 무려 1조2170억원이다.


여기에 판매관리비가 전년대비 13.24% 증가해 영입손실 폭을 키웠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영업손실 1조3594억원을 기록했다. 판매관리비 증가분 2346억원에 희망퇴직 위로금 2188억원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향후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판매관리비 항목으로 인식된 급여는 전년보다 2.8% 늘어난 5147억원이다. 이중 퇴직위로금이 전체의 57.5%를 차지했다.


실적 악화에 따라 지난해 전체 직원의 12.4%를 줄이면서 10년 만에 임직원수가 3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총 임직원수는 3만438명에서 2만6665명으로 감소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2018년 임직원 3만3335명 중 8.7%인 2897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앞으로 국내 LCD 사업은 지속 매각할 예정으로 조직 감축 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주식‧법인‧자산 매각으로 수백억원 확보....미미한 수준


LG디스플레이는 마른 수건을 짜내며 수백억원의 현금을 쥐었지만 자산 정리 과정에서 수천억원 단위의 출혈이 발생했다. 순손실 규모는 전년대비 16배 수준인 2조8721억원으로 불어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LG디스플레이 감사보고서 참고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장비 공급사인 인베니아 지분 전량과 아베텍 지분 일부를 매각해 45억여원의 차익을 남겼다. 폴란드 LCD 모듈 생산법인을 702억원에 매각해 처분이익 83억5300만원도 챙겼다. 향후 국내 LCD 생산 라인도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포함해 유‧무형 자산 처분 규모는 전년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내다 판 유형자산은 5946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무형자산 매각 규모는 185% 늘어난 20억5500만원이다. 반면 자산 매각에 따른 처분손실 규모가 처분이익 규모보다 47억원 컸다. 그만큼 순손실 규모도 늘었다.


일반 조명용 OLED 사업도 접었다. 저가형 LCD에 밀려 사업 확장에 애를 먹어서다. 자산 가치가 모두 하락해 장부금액 2309억원을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 손상차손이란 사업 환경이나 경영의 영향으로 자산의 가치가 떨어져 회수할 수 없는 경우 장부가에서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을 뺀 것을 말한다. 투자 자산이 그만큼 쓸모없게 됐다는 얘기다.


향후 매각 과정에서 이 같은 자금 출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자산 손상처리 확대에 따라 감가상각비가 줄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부채가 떠받드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투자비용 8조에 부담 ‘가중’


대규모 순손실에도 LG디스플레이의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연결기준)은 전년대비 41%(9710억원) 늘어난 3조336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 규모가 전년대비 26.2%(4조7968억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부채비율은 50%포인트 늘어난 184.86%로 재무 건전성은 뒷걸음질 쳤다.


현금흐름의 주요 지표인 순운전자본은 전년보다 6.1% 증가한 2조5869억원으로 유동성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재고자산을 쌓아두거나 외상으로 물건을 팔면 현금이 묶인다. 기업은 이를 ‘기회비용’으로 떠안는데 이를 운전자본(Working Capital)이라고 한다. 재고자산이나 매출채권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현금이 들어왔다는 뜻이다. 반면 외상으로 물건을 매입할 때 발생하는 매입채무는 이자 없이 자금을 쓰는 것과 같다. 이를 ‘기회이익’이라고 한다. 운전자본에서 매입채무를 차감한 것이 순운전자본으로 규모가 적을수록 좋다.


LG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은 23.8% 줄었지만 매출채권은 11.5% 늘었다. 이에 따라 운전자본은 전년대비 12.3%포인트 줄었다. 반면 매입채무도 15.2%포인트 줄면서 운전자본 규모(5조2052억원)가 매입채무(2조6183억원)의 두 배 가까이 불었다. 현금흐름 지표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용 절감에도 현금흐름의 질이 개선돼지 않으면서 OLED 양산 투자도 힘에 부칠 것으로 관측된다. LCD 생산라인을 OLED로 전환하는데 약 8조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투자 비용이 크지만 시장은 아직 초입 단계로 수익 창출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차입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자금 압박이 지속될 전망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군살 빼는 LG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