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긴급점검
1차 충격 간신히 버텼다
ELS 마진콜 압박에 ‘화들짝’…양적완화에 겨우 숨 돌려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 실물 경제는 물론이고 금융시장을 혼돈으로 빠뜨리고 있다. 당초 실물 경제의 충격이 서서히 금융시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됐으나 금융회사인 증권사발 유동성 위기설이 급속히 퍼졌다.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이 급락하면서 증권사는 서둘러 자금 조달에 나섰으나 자금시장 경색은 예상보다 심각했고 수익을 쫓은 투자자산을 둘러싸고 잇딴 문제도 제기된다. 팍스넷뉴스는 주요 10대 증권사를 중심으로 증권사 유동성 위기설을 긴급 진단하고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2차, 3차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지난달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 여파로 전세계 주가지수가 급락세를 보이자 한국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안전자산인 달러화 강세는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단숨에 1280원대까지 치솟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이 관계당국과 협의를 통해 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를 25% 확대하며 시장에 달러유동성 공급을 하는 등 서둘러 시장 대책을 내놓자 환율은 다시 안정세를 보였다.


당시 환율 급등과 달러화 부족 현상 배경에는 외국인의 주식자금 유출이 지목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국내 증권사가 유력한 ‘범인’으로 지목됐다.


주가연계증권(ELS)을 찍어낸 증권사가 기초자산인 주가지수 급락에 따라 담보유지비율을 맞추기 위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입 요구)이 발생하면서 원화를 달러화로 바꿔 증거금을 납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ELS의 기초자산은 코스피200 외에도 S&P500, 홍콩H, 닛케이225, 유로스톡스50, 닥스 등 주요국의 주가지수다.


만일 증권사가 마진콜에 응하지 않으면 거래 상대방은 반대매매에 나서게 되고, 그렇게 되면 기초자산 하락에 따른 손실을 증권사가 떠안야 한다. 차라리 ELS가 손실 확정 구간인 녹인 배리어에 도달하면 투자자의 손실로 전가시킬 수 있지만 그동안은 증권사가 마진콜에 응할 수밖에 없다.


3월말 현재 증권사들의 ELS 발행잔액(미상환)은 50조원을 돌파한 상황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주가지수 급락으로 대략 각 사별로 1조원에 달하는 마진콜 부담을 떠안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보유중인 국공채, 회사채, 기업어음(CP), 여전채 등을 시장에 던지면서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새로운 ELS를 발행해 자금을 확보할 수도 있으나 주가지수 급락으로 ELS 발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일부 증권사는 CP를 찍어 자금 확보에 나섰다. 문제는 시장에 채권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금리는 급등했고 단기 CP 금리가 3%대로 올라서는 등 자금조달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신한금융지주까지 나서 CP를 발행하는 등 자금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증권사 자금 압박은 다른 측면에서도 발생했다. 수익률이 좋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관련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만기가 속속 도래하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부동산 PF 시행사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CP나 자산유동화증권(ABS)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신용보강을 제공해왔다. ABCP는 보통 3개월마다 차환발행되는데 시장에서 소화되지 않으면 증권사들이 떠안아야 한다. 최근 정부가 시장안정화조치로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조성했으나 ABCP는 일단 매입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ELS 발행잔액과 PF-ABCP 금액이 큰 일부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자금경색 소문이 파다하게 돌았다. 특히 외국계 증권사에 ELS 손실이나 이익을 전가하는 백투백 헤지가 아닌 자체 헤지 비중이 높은 삼성증권 등 일부 증권사의 경우 마진콜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대형 증권사 중심의 자금경색은 각국이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서고 우리 정부도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으면서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각국의 주가지수는 여전히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일단 급락세를 멈췄고 3%대로 급등했던 CP 금리로 2% 중후반대로 낮아졌다.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ELS와 파생결합증권(DLS) 발행도 조금씩 이뤄지기 시작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3월 중 위기감이 팽배했던 시장 분위기는 일단 한 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코로나19는 실물은 물론, 이를 활용한 금융상품에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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