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로 웃는 삼성, 마케팅 줄여 웃는 LG
코로나19 여파 속 나란히 1Q 실적 선방…배경은 제 각각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코로나19 위기 속 1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삼성은 주전공인 반도체 효과를 톡톡히 봤고, LG전자는 마케팅 비용 등을 축소한 덕에 큰 폭의 이익 신장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소비심리 위축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는 2분기가 각 기업의 기초체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삼성-LG, 1Q 영업이익 나란히 '우상향'


삼성전자와 LG전자는 7일 나란히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전년대비 4.98% 확대된 55조원의 매출과 2.73% 오른 6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당초 증권가에서 삼성전자가 6조원 초반~5조원 중후반대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던 것에 비견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LG전자 성과의 경우 더욱 눈에 띈다. 매출(14조7287억원)은 작년보다 1.2%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무려 21.1% 뛴 1조90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는 증권사들이 최근 1개월간 제시한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8700억원대)를 크게 뛰어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성과다. LG전자가 1분기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도 2년 만의 일이다. 


삼성전자는 오히려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 사업이 반사이익을 누린 케이스다. 재택근무, 영상회의, 온라인교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이 늘면서 기업들의 서버 투자가 늘었고, 이 영향으로 D램 판매량도 늘어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PC에 사용되는 D램의 가격 상승 현상도 이어졌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출하량 등 호조와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 등이 맞물리면서 삼성전자가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1분기 실적을 보면 반도체부문의 경우 다른 부문과는 달리 코로나19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지나갈 수 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고 판단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하는 2분기에 오히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률이 확대될 것"이라며 "지난해 신규 투자 자제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비자가전(CE), 스마트폰(IM)과 디스플레이 부문 등은 소비심리 위축, 주요 고객사 오프라인 매장 휴업 등으로 OLED 패널 출하가 부진, 작년보다 위축된 성과를 냈을 것으로 전망된다. 


◆ LG전자, 2년 만에 1Q 영업이익 1조 회복…"2Q 낙관 어려워"


LG전자는 다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 여파로 제한된 마케팅을 전개한 것이 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진 경우다. 


LG전자는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매년 2월 참가해 온 국제행사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20 전시 참여를 취소했다. 이때에 맞춰 신규 프래그십 스마트폰 V60 씽큐와 G9 씽큐를 공개하고, 출시하려던 계획도 뒤로 밀린 상태다. 자연스레 이와 연계해 준비중이던 대규모 마케팅도 진행하지 않았다.


매출의 경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 이른바 신(新)가전으로 불리는 가전제품 판매 확대가 전반적인 실적 방어에 크게 기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가전 매출 확대가 스마트폰(MC)부문 등에 대한 실적 하락도 일정 부분 상쇄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외에 연결 자회사인 LG이노텍 성과도 LG전자 이익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작년 말 출시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아이폰11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파트너사다. 


문제는 2분기다. 2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로 일반적으로 호황을 누리는 시기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 해외공장들이 일시 생산중단에 들어갔고, 글로벌 파트너사들이 영업에 제한을 받고 있는 것도 악재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LG전자는 가전(H&A)과 TV(HE) 부문의 매출 증가와 비용 감소가 맞물리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을 것"이라며 "다만 스마트폰(MC)부문은 출하량 감소로 적자 지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의 경우 IT 수요 부진은 중국에 한정됐는데, LG전자의 중국매출 비중은 5% 미만"이라며 "3월 말부터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역에서 IT 수요 감소가 확인되고 있다. LG전자의 북미와 유럽지역 매출비중은 사업부문별로 30~50%에 달하는데, 2분기부터는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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