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튼의 횡포
클립 출시 지연, 파트너사는 고사위기
①카카오 그라운드X 지갑서비스 4차례 출시 지연, 일정 차질에 따른 피해는 스타트업 몫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1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기자] 카카오의 코인(가상자산) 지갑서비스인 ‘클립(Klip)’에 대한 출시가 지연되며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와 파트너 협약을 맺은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들이 고사될 위기에 놓여있다.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클레이튼’의 이니셜파트너사로 합류한 A기업 관계자는 팍스넷뉴스를 통해 “클립 출시가 4차례나 지연되면서 계획했던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지난 1여년간 휴업상태”라며 “자사 외에도 파트너사로 합류한 상당수의 기업이 그라운드X의 일방적인 처사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이용한 플랫폼 ‘클레이튼(Klayth)’을 출시하고, 클레이튼 위에서 어플리케이션(디앱)을 서비스할 '디앱(Dapp)' 파트너사를 모집했다. 2018년 10월 9개의 파트너사 유치를 시작해 올해 1월 기준 총 45개의 파트너사가 합류했으며, 클레이튼 상에서 디앱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총 28개사로 파악된다.


그라운드X 출범과 함께 블록체인 업계 스타트업은 대기업인 카카오가 추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신뢰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카카오가 추진하는 코인지갑이 가진 잠재력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며 ‘클레이튼’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파트너사로 합류한 A기업 관계자는 “클레이튼 플랫폼이 완성되기도 전에 상당수의 파트너사가 그라운드X와 디앱 출시 계약을 맺었다”며 “카카오라는 인프라와 카카오가 출시하는 지갑이 디앱사와 연동되면 카카오톡 유저를 디앱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이더리움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앱 서비스를 개발하던 A사는 그라운드X가 이더리움과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개발하고 있었고 그 위에 디앱을 만들 스타트업 파트너사를 모집해 2019년 그라운드X와 만남을 가졌다.


당시 그라운드X는 2019년 여름이면 카카오톡에 암호화폐 지갑이 탑재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카카오 사용자들이 손쉽게 파트너사의 디앱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A사에게 안내했다. A사 관계자는 “특히 그라운드X는 지갑에 대해 카카오 본사에서 직접 개발하고 있어 퀄리티와 서비스 오픈 일정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파트너사 관계자들 역시 “2019년 상반기 이전까지 플랫폼과 지갑이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파트너사로 합류한 것은 카카오라는 대기업이 추진하며, 카카오의 대규모 유저를 사용자로 끌어올 수 있다는 말을 신뢰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파트너사들의 기대와 달리 지갑서비스 출시 일정은 4차례 지연됐다. 파트너사들은 처음에 약속한 출시일은 2019년 7월이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지난해 메인넷 클레이튼 런칭 기자간담회를 통해 “7월 중 지갑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파트너사 관계자는 “2019년 5월 카카오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지갑의 데모를 시연하며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디앱서비스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줘 파트너사들이 한껏 기대했다”고 전했다.


이후 8월 카카오톡 내 ‘더보기’ 탭에 코인지갑서비스 ‘클립(Klip)’을 알리는 티징 사이트가 공개됐다. 카카오 측은 “보안과 속도에 신경써 누구나 사용하기 쉽게 서비스를 기획했고, 비앱을 리스틍해 보여주는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연내 출시를 예고했다. 하지만 파트너사들은 연말이 되자 그라운드X는 다시 클립 서비스 오픈을 2020년 3월로 미뤘고, 올해 들어서는 다시 ‘상반기 출시’로 미룬상태라고 주장했다.


파트너사 관계자는 “11월 개발자를 대상으로 한 행사가 있었다. 그라운드X가 행사를 통해 지갑 출시 일정을 공식적으로 1분기(1~3월) 내에 출시한다고 공지했다. 지연 사유나 명확한 일자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고 전했다.


‘클립’의 오픈은 카카오톡 사용자라면 누구나 쉽게 블록체인 서비스를 접근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카카오톡 로그인으로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를 이용 하듯, 블록체인 플랫폼 사용자는 지갑을 이용해 네트워크에 접속해 계정을 만들고, 디엡에 로그인하게 된다. 카카오톡은 약 5000만명이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로 디앱서비스를 제공하는 파트너사는 수천만명의 잠재적 이용자를 확보하는 셈이며, 이들을 중심으로 빠른 코인 거래 확산이 가능하다.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파트너사들도 자체 기술을 이용해 별도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이러한 점은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4차례나 지갑 서비스 일정이 지연되면서 관련 파트너사들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사용에 필수적 인프라가 지갑임에도 불구하고, 클립서비스 지연으로 파트너사들의 비즈니스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티저페이지는 반년이 지난 지금 아무런 기능도 없이 존재만 하고 있다. 이후 9개월째 우리 프로젝트도 ‘정지’ 상태다”라고 말했다.


카카오톡과 연동된 '클립' ID를 디앱 서비스 로그인 ID로 사용하려던 파트너사들은 모든 개발을 마치고도 서비스 런칭을 미루고 있다. 그라운드X가 발행하는 '클레이' 토큰을 활용해 게임을 개발한 B사, M사, N사 등은 클레이를 거래할 수 있는 '클립' 출시가 지연되면서 게임 출시 일정을 연기했다. 


파트너사 관계자는 "사업 철수를 진지하게 고민 중인 파트너만 서너군데는 된다. 파트너에서 이탈한 프로젝트도 있다. 사업 철수까지는 아니더라도 인력 감축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을 모두 카카오나 그라운드X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겠지만 클립이 제때 나오지 않아 사업적 기회를 잃었다"고 한탄했다. 


같은 시기 파트너사가 발행한 토큰 가격도 하염없이 추락했다. 지갑 지연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파트너사들의 몫이 되었지만, 그라운드X에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파트너사와 맺은 계약서 상에는 ‘클립지갑 연동’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그라운드X는 지난 3월 웹용 지갑서비스 ‘카이카스(Kaikas)’를 출시, 상반기(~6월) 내 ‘클립’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클립은 웹과 모바일 버전 두 가지로 만들어지며 카카오톡과 연동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출시된다.


클립 출시 일정과 관련해 그라운드X측은 "상반기 출시 일정에 맞춰 개발 중이며 공개 가능한 시기가 되면 구체적으로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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