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M&A
"오너 책임감 보여달라" 생각보다 먼 구조조정
희망퇴직 아직 미실시…근로자대표, 오너 사재출연 요구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4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이 강한 저항에 부딪히면서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일 사측이 근로자대표에게 전체 임직원의 44%에 해당하는 750명을 희망퇴직 혹은 정리해고 방식으로 내보내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달 3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 신청을 받겠다는 플랜까지 내놨다. 이후 양측 대화에 따라 이 제안은 350명, 정규직으로 한정하면 300여명으로 일단 줄었다.


그러나 구조조정 안은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9일 "근로자 측은 회사의 재무 상황과 제주항공에 인수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인원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 자체엔 동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구체적인 구조조정 숫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지난 3일 시작될 예정이었던 희망퇴직 접수도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이 오는 29일까지 주식 인수대금 545억원을 완납하고, 지난 달 중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태국, 베트남에 신청한 기업결합심사가 완료되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에 합병된다. 업계에선 같은 LCC끼리 합치다 보니 코로나19 위기와 맞물려 이스타항공의 선제적인 구조조정이 시행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은 희망퇴직 및 정리해고의 인원 수는 물론, 사측의 성의 있는 사과와 행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지난 8일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구조조정이 근로자들에게만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노조는 입장문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회장과 오너 일가는 노동자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주식 매매계약이 체결된 제주항공으로부터 거액을 챙겨 나갈 것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오너 일가는 즉각 사재를 출연하라"고 주장했다. 현재 이스타항공 최대주주는 지분 39.6%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다. 이스타홀딩스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전주을 선거구에 나선 이상직 전 중소벤처진흥공단 이사장의 딸 수지씨와 아들 원준씨가 각각 33.3%와 66.7%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노조는 아울러 사측과 구조조정을 '협의'한 적은 있지만 어떠한 '합의'에도 이르지 않았다는 점 역시 밝혔다. 750명이나 350명 줄이기 역시 사측의 제안일 뿐이라는 얘기다. 사측이 구조조정 완료 시점을 내달 말로 내다보는 가운데 근로자들은 오너 일가의 고통 분담 등 '성의 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어, 이스타항공 인원 감축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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