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증권사 대출, 정부와 실무 협의 중"
SPC 통한 회사채·CP 매입에도 긍정적인 입장 내비쳐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9일 15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출처=한국은행>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증권사를 비롯한 비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방안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증권사들은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헤지에 따른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입 요구)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및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TSB)의 부실 가능성 확대 등으로 유동성 압박을 받고 있다. 


9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총재는 "우선 비은행 금융기관 중 증권사에 우량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를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며 "그 방안에 대해 정부와 실무자 선에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협의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구체화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특정 금융사에 대한 한국은행의 여신은 중앙은행의 통상 기능을 넘어서는 이례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정부의 상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 총재의 발언은 지난 2일 밝힌 내용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것이다. 당시 이 총재는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법 제80조에 의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영리기업에 대한 여신'을 규정한 한국은행법 제80조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금통위원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영리기업에 여신할 수 있다. 


이는 곧 이 총재가 증권사들의 유동성에 '경고등'이 켜졌다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 증권업계는 ELS 마진콜과 부동산 PF-ABCP 등으로 수조원대 자금 압박을 받고 있다. 자본시장까지 경색돼 지주사가 대신 CP를 찍어 증권사에 지원하는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 총재가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정부와 실무자 선에서 협의 중'이라고 밝혀, 한은의 증권사에 대한 자금 지원은 시기만 남은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의 유동성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또한,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처럼 정부 보증 하에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CP와 회사채를 매입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SPC를 통한 CP·회사채 매입은 상당히 효과가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금융기관 대출엔 한계나 제약이 있어 (미국처럼) 정부의 신용 보장을 통해 시장 불안에 대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75%로 동결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 정책 여력은 남아 있다"며 "상황에 맞춰 정책 대응을 할 것이고, 금리 외에 정책 수단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5월 인하 여부는 지금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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