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 회장, 리딩금융 탈환에 '올인'
푸르덴셜생명·프라삭 인수로 발판 마련

[팍스넷뉴스 김현희, 양도웅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푸르덴셜생명보험을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 금융기관의 계열사 편입도 사실상 마무리했다. 


두 회사 인수로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약 2000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한 신한금융과의 당기순이익 차이를 만회하고도 남는 규모다.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윤 회장이 '리딩금융' 탈환을 위해 강공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평가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출처=KB금융>


◆ 윤 회장의 자신감···푸르덴셜생명 2.3조원에 인수


지난 10일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총 2조3400억원(매매대금 및 이자 포함)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국내 톱3 사모투자펀드(PEF)들과의 경쟁 끝에 푸르덴셜생명을 쟁취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인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자본 시장이 경색되면서 보험업황이 더욱 더 악화돼, KB금융 이사회 내부에선 가격 산정 자체에 의구심을 표하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시장 쇼크가 계속되는데 인수 가격 산정이 가능한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사회 내 다른 관계자도 "윤 회장의 인수 의지를 잘 알고 있지만, 다른 이사들도 (윤 회장과) 같은 생각인지는 알 수 없다"며 "더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고 전했다.  


이같은 반대 기류에도 이사회가 결국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키로 결정한 배경에는 보험업 미래에 대한 윤 회장의 확고한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윤 회장은 "보험업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있고 비즈니스 자체도 좋은 비즈니스"라며 "좋은 회사와 함께 간다면 충분한 기회가 있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윤 회장의 자신감은 '락-박스(Locked-box)'라는 인수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락-박스는 거래 당사자들이 SPA를 체결하기 전 특정일을 기준으로 인수 기업의 가치를 평가해 매매대금을 산정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푸르덴셜생명의 가치를 측정한 기준일을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이전 시점으로 보고 있다. 지분 100% 인수 대금인 2조2650억원은 PBR(주가순자산비율) 0.78배 수준이다. 국내 1위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의 PBR은 0.25배다. KB금융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 자본 시장이 안정화하면 푸르덴셜생명 가치가 PBR 0.78배 이상 올라갈 것으로 확신한 셈이다.  


<참고=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 신한금융도 오렌지라이프 '완전 자회사'로···리딩금융 경쟁 올해 더더욱 '치열'


윤 회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신한금융에게 2년 연속 빼앗긴 '리딩금융' 타이틀을 되찾으려는 목표를 확실히 내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KB금융은 핵심 계열사인 은행간 경쟁에선 승리했음에도 비이자이익 부문에서 크게 밀려 신한금융에게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다. 만약 올해 푸르덴셜생명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당기순이익인 1407억원을 올리면 KB금융은 신한금융과의 격차 약 910억원을 추월, 리딩금융 자리를 3년 만에 탈환하게 된다.  


최근 지분 70%를 인수해 손자회사로 편입한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 금융기관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당기순이익(2018년 951억원)까지 고려하면,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총 2000억여원 늘어난다. 지난해 기준 신한은행보다 약 11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더 올린 셈이다. 


다만, 신한금융도 올해 초 오렌지라이프 잔여 지분(40.9%)을 인수하며 그룹에 편입되는 당기순이익 규모를 1100억원가량 추가했다. 두 금융그룹 간 기존 차이(917억원)와 현재 두 그룹이 각각 추가한 당기순이익(2000억원·1100억원)을 고려하면, 우열을 가리기 힘든 형국이다. 


만일, 푸르덴셜생명의 편입 효과가 약해 KB금융이 올해도 신한금융에게 리딩금융 자리를 내준다면 윤 회장의 연임에도 다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회장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다. 


일단, 윤 회장을 비롯한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효과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은 임직원 600여명과 전속보험설계사 2000여명 등 우수한 직원과 영업 채널을 보유하고 있고, KB금융의 가족이 됨으로써 KB금융을 거래하는 많은 고객에게 양질의 보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KB금융 또한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WM 아웃바운드 채널 중심으로 푸르덴셜생명과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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