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의 바뀐 투자포트폴리오, 코빗 운영 변화있나
각 거래소 독립경영 유지…NXC 측 “차후 시너지 효과 고려할 것”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0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공도윤 기자] 게임회사 넥슨 매각 철회 후 김정주 엔엑스씨(NXC) 대표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생겼다. 미래세대를 타깃으로 비(非) 게임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가상자산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본격 진출을 예고했다.


특히 지난 3월 NXC의 100% 자회사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 아퀴스(ARQUES)’를 설립하며 다시 한번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 의지를 밝혀, 블록체인 업계는 김정주 대표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관련 자회사들이 시너지를 발휘해 업계에 힘을 불어 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겨냥, 비 게임부문 투자 늘리는 김정주 대표


NXC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비 수익부문 법인의 청산과 지분 매각이 눈에 띈다. 업계는 김 대표가 넥슨매각 철회 후 경쟁력이 약한 사업부문을 정리해 현금화하고, 신규 부문의 투자를 확대해 포트폴리오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청산을 마치거나 올해 내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곳은 7개사로 파악된다. 청산 법인으로는 AT미디어인베스터(ATMedia Investor LLC), (주)엔엑스브이피, 코빗USA(KORBIT USA, INC), 넥슨 유럽 지사(NEXON Europe Gmbh)가 있다. 그외 넥슨엠(NEXON M Inc), 크롬브릭(Chrome Brick,Inc), 비트스탬프 재팬(Bitstamp Japan Co., Ltd.)은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여기에 2013년 인수했던 온라인 레고 거래 사이트 ‘브릭링크’와 레고 제작업체 ‘소호브릭스’를 지난해 11월 레고그룹에 매각했다.


대신 신규로 투자한 분야는 패션, 금융, 핀테크다. 지난해 6월 ‘무스너클’ 브랜드로 유명한 캐나다 고급패딩 의류회사 ‘무스패션’에 642억원을 투자해 지분 23.9%를 취득했다. 지난 3월17일에는 공시를 통해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NIS인드라펀드에 지분 92.23%를 취득하는 조건으로 1141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NIS인드라펀드는 인도 내 비은행 금융업 및 핀테크 업체 등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로 NXC는 투자 목적에 대해 인도 금융회사 간접 투자를 통한 수익 획득이라고 밝혔다. 같은달 아퀴스의 신규 설립 소식도 전했다. 아퀴스 측은 디지털자산에 ‘가상자산’도 포함한다고 밝혔다.


◆투자펀드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 주시


김 대표의 투자포트폴리오 변화에 대해 NXC 측은 “투자 포트폴리오가 게임에서 비게임으로 바뀌었다기 보다는 투자처를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며 “노르웨이 유아용품 회사 '스토케', 이탈리아 펫푸드 회사 '아그라스'의 인수에 이어 명품의류업체 ‘무스패션’ 인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김 대표가 콜라보레이티브펀드(CollaborativeFund)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했던 것과 닮아 있다. 김 대표는 콜라보레이티브 펀드를 통해 가상자산 중개거래업체 타고미(Tagomi)의 지분 인수를 추진했다.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 인수 역시 콜라보레이티브펀드 투자에 참여한 판테라캐피탈 등의 벤처캐피탈과 NXC가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들이 연결고리가 됐다.


김 대표가 NXC를 통해 담은 투자포트폴리오도 콜라보레이티브펀드와 닮았다. 콜라보레이티브펀드는 도시인프라(Cities), 자본(Money), 소비(Consumer), 유아(Kids), 헬스(Health) 분야에 집중투자하는 펀드다. 이 펀드는 최근 블루보틀, 킥스타터, 단델리온, 레딧, 쏘카, 리플, 아웃도어보이스, 알고랜드, 비트와이즈, 코인리스트, 메이커, 택스비트, 카노, 마이티, 오즈모, 더파머즈독 등의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김 대표의 행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젊은세대가 열광하는 게임분야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해외 투자펀드와 지인들과 함께 다양한 스타트업을 접촉하며 유망 투자처에 대한 인사이트를 쌓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각 개별 기업 경영에 직접 관여하기 보다는 재무적 투자자로 활동하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가상자산, 독립경영 유지 속 향후 시너지 효과 기대


블록체인 업계는 신규 설립한 아퀴스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아퀴스는 내년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현재 트레이딩, 플랫폼, 서비스 부문 개발 인력과 회사 운영을 위한 경영지원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서비스의 주요 타깃은 모바일과 웹을 이용해 익숙하게 온라인 금융거래를 이용하는 밀레니얼(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세대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다.


이들 세대의 취향에 맞춰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자산을 투자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챗봇을 이용해 대화하는 방식으로 투자상품을 추천하고 상담하며,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인 타이쿤 게임 요소를 차용해 게임하듯 자산을 운용하도록 설계한다. 


업계는 이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비트스탬프’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아퀴스의 설립으로 기존 거래소 운영 전략에 변화가 있지 않겠냐는 반응이다. 또 일부는 앞서 NXC가 코빗USA 청산에 이어 비트스탬프 일본의 청산 절차를 밟고 있어 ‘가상자산 사업’의 비중을 줄이고 ‘핀테크’로 방향을 돌린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현재 NXC는 가상자산 관련 법인으로 코빗, 비트스탬프, 타고미, 블록체인엔터테인먼트랩을 두고 있다.


이에 대해 NXC 측은 “코빗, 비트스탬프, 타고미 등 기존 법인의 역할과 비중은 그대로 유지한다”며 “향후 자회사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코빗, 비트스탬프 등과의 법인간 시너지를 기대하려면 아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NXC가 2017년 코빗 인수에 이어 2018년 비트스탬프를 인수할 당시, 업계는 국내외 가상자산 플랫폼 간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실제는 코빗의 경영악화로 시장 내 '매각' 소문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NXC가 2017년 9월 코빗 지분 62.2%를 930억원에 인수하며 업계는 대기업 자본이 본격적으로 들어와 시장이 자연스럽게 제도권에 합류하며 몸집을 키워나갈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재 코빗은 거래량 급감으로 글로벌 기준은 물론 국내에서도 거래량 순위 중하위권으로 떨어진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이에 코빗 역시 NXC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체 경쟁력을 높여 이전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코빗은 새 CI(기업이미지) 도입으로 브랜드 강화와 함께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당장 국내에서는 법인간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미국 등 해외에서는 기대해볼만 하다는 분석도 있다. 관련 법인들이 모두 미국과 유럽을 거점으로 글로벌 영업이 가능한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스탬프는 2011년 설립된 가상자산 거래소로 유럽내 정식인가와 미국 뉴욕금융청(NYDFS)의 가상자산거래 라이선스인 비트라이선스를 받았다. NXC는 비트스탬프를 인수후 지주사 체제로 전환, 벨기에에 비트스탬프홀딩스를 설립하고 룩셈부르크, 슬로베니아, 미국 등에 지역별 사업법인을 설립했다. 콜라보레이티브펀드를 통해 투자한 미국 암호화폐 중개업체업체 타고미 역시 뉴욕금융청의 비트라이선스를 확보했다. 더불어 타고미는 지난 2월27일 페이스북의 가상자산 프로젝트 ‘리브라’의 개발을 담당하는 리브라 연합(Libra Association)에도 가입해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확보에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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