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제언 기자] 코스닥 상장사 두올산업이 캐나다 소재 바이오기업 온코퀘스트(OncoQuest Inc.)의 면역항암 치료 특허 일체를 인수한다. 두올산업은 이번 자산양수도로 바이오 산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번 거래로 온코퀘스트는 두올산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온코퀘스트는 두올산업이 발행한 12회차, 13회차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각 회차는 각각 760억6250만원어치, 273억8250만원어치씩으로 총 1034억원4500만원어치 CB다. 

온코퀘스트는 CB 대금을 면역항암 치료 특허권 등으로 상계납입했다. 특허권을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프로그램, 지적재산권(IP) 등을 두올산업으로 모두 이전하는 조건이다.

이번에 발행된 CB의 만기는 30년으로 영구채다. 이자는 전혀 없으며 감자·주식분할 혹은 병합 등의 경우가 아니면 전환가액 조정에 대한 조건도 없다. 전환가액은 주당 4309원으로 발행됐다. 두올산업과 온코퀘스트에 각각 조기상환청구, 즉 콜옵션(Call Option)과 풋옵션(Put Option)이 100%씩 부여됐다.

두올산업은 동시에 21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추진한다. 신주 발행 대상자도 역시 온코퀘스트다. 다만 증자는 연내 두 번, 7월말(243억원)과 12월말(1886억원)에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증자도 실질 현금이 없이 온코퀘스트에서 현물출자 방식으로 대금을 납입할 예정이다. 출자하는 현물은 온코퀘스트가 보유하게 되는 미수금 채권이다. 해당 미수금 채권은 온코퀘스트가 두올산업에 무형자산(면역항암 치료 특허권 등)을 매각하는 대가로 받을 대금을 의미한다.

두올산업은 온코퀘스트의 무형자산(면역항암 치료 특허권 등)을 총 3억달러(한화 3651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에 계약금으로 CB로 우선 대금을 온코퀘스트에 지급하고 신주로 잔금을 치르는 방식을 택한 셈이다. 바로 잔금이 온코퀘스트가 보유하게 되는 미수금 채권인 셈이다.

이에 앞서 두올산업은 지난 3월 6일에도 온코퀘스트를 대상으로 480억원어치의 CB를 발행했다. 당시 CB 발행 목적은 온코퀘스트 지분 취득이었다. 온코퀘스트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21.17%(250만주)를 600억원에 매입했는데 이중 자사 CB를 480억원어치를 증자 대금으로 납입했다. 나머지는 현금(120억원)으로 지급했다. 

두올산업의 당시 지분 취득 거래는 이번 온코퀘스트 특허권을 따오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 두올산업은 이번에 온코퀘스트의 무형자산을 인수하며 CB와 신주 외 보유하고 있는 온코퀘스트 지분 전량(608억원어치)을 인수대금으로 현물출자했기 때문이다.  

향후 모든 거래가 마무리되면 내년경 온코퀘스트는 두올산업의 최대주주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두올산업의 최대주주는 위드윈투자조합 38호(지분율 7.97%)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말 증자가 마무리되면 온코퀘스트가 46%정도의 두올산업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신주 취득으로 두올산업 최대주주 지위에 등극하는 셈이다.

이같은 거래에도 우회상장 심사는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큰 틀에서 우회상장 심사 절차를 거치는 거래는 비상장법인과 상장법인 간 주식 교환이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올산업은 온코퀘스트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하고 온코퀘스트도 두올산업을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했다"며 "하지만 두올산업은 온코퀘스트의 신주를 취득했기 때문에 우회상장 심사를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만약 두올산업이 온코퀘스트 최대주주 등이 가진 경영권 구주를 인수했다면 우회상장 심사를 받아야 했으나 이를 절묘하게 피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