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앞둔 중기특화
시장 외면 벗어날 해법 없나?
시장 참여자 목소리 반영 해야…중소·벤처기업 평가 능력도 필요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10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민아 기자] 다음달 3기 중소기업특화증권사가 출범한다. 하지만 출범 5년째를 맞이한 중소기업특화증권사 제도는 여전히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레 도입된 만큼 정작 참여 증권사가 원하는 수요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업계는 인센티브 보강 등 시장 참여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정책적 노력에 뒷받침되지 않고는 3기 역시 기대 이하의 성과에 머물 것이란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지원 역할을 맡은 중기특화증권사는 모험자본 활성화에 나서야 하는 만큼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전용펀드 도입 ▲채권담보부증권(P-CBO)발행 주관사 선정 우대 ▲증권금융을 통한 자금지원 ▲유동성공급자(LP)지분 중개지원 등을 제공하며 중기특화증권사 제도 참여를 독려했다. 출범 2년째인 지난 2018년에는 순자본비율(NCR) 계산방식을 변경해 대출 부담을 완화하는 혜택도 내놨다. 중기특화증권사가 중소·벤처기업에 해주는 대출에 대해서는 최대 32%까지만 영업용순자본을 차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각종 인센티브에도 정작 중소기업특화증권사에 참여할 중소형 증권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유는 뭘까. 중기특화증권사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모델 구축을 기대한 중소형 증권사의 수요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우세하다. 실제 1~2기 중기특화증권사에 모두 선정됐던 증권사들은 "하나의 사업인만큼 얼마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타이틀외에 비용 대비 수익이 적다는 점에서 굳이 중기특화 업무를 진행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순히 중기특화증권사라는 간판을 내어주며 증권사에 무리한 역할을 요구한다는 지적이다. 증권사가 중소기업을 적정하게 평가할 능력이 있다면 각종 혜택이 없어도 수익성 있는 업무를 찾아낼 수 있지만 그럴 능력이 부족해 당국이 혜택을 내걸고 증권사의 등을 떠민다는 것이다.


부족한 수익 구조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중개 감소와도 직결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성공 건수는 2016년 115건에서 지난해 199건으로 증가했다. 펀딩 성공 금액도 2016년 174억원에서 370억원으로 불어났다. 시장이 성장했지만 중기특화증권사의 크라우드펀딩 중개는 2016년 46건에서 지난해 11건으로 감소하며 상반된 모습이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모집금액의 80% 이상이 모여 청약에 성공해야 3~5% 가량의 중개수수료를 얻게 된다. 현재 평균성공금액인 약 2억원을 모집했을 경우로 가정하면 중개수수료는 600만~1000만원에 수준이다. 펀딩을 중개할 때 기업실사·재무분석 등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것과 유사한 단계를 밟는 것과 비교하면 노력 대비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상당히 적은 수준에 그친다. 


중기특화증권사의 성과를 단순한 실적 위주로만 평가하는 제도적 한계도 부담이다. 금융당국이 반기마다 사업 수행여부에 대한 실적을 각 증권사별로 점검해 탈락 여부를 결정한다. 증권사들은 별다른 수익성이 없어도 평가를 대비해 ‘실적 채우기’ 용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모험자본 역할을 충실히 수행토록 하기 위해 증권사별 평가보다는 전체적인 시장 상황을 점검해 시장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2년의 활동 기간도 문제로 꼽힌다. 한정된 기간에 성과를 강조하지만 실제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을 단기간내 지원하고 육성하기에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장기적인 시각을 갖고 성장성이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한다면 향후 출자, 펀딩, IPO 등의 업무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중기특화증권사 선정에 참여하는 가장 큰 요인인 증권금융을 통한 자금지원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중기특화증권사들은 증권금융을 통해 증권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지원받고 있다. 


일부 증권사 관계자는 "중기특화증권사가 체감하는 증권금융을 통한 증권담보 및 신용대출 지원은 오히려 이전보다 줄어들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업계의 고른 발전을 위해 중기특화증권사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까지의 보장 확대와 유지가 제도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증권금융 관계자는 “중기특화증권사에 대해서는 비슷한 규모의 자본을 가진 증권사보다 더 많은 지원에 나서며 인센티브 제공에 노력해왔다”며 “자금지원이 줄어든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실제 증권담보대출의 경우 약정한도가 100%에서 120%로, 만기는 30일에서 최대 1년까지 확대됐다. 신용대출 역시 약정한도(100%→150%)와 만기(1일→최대 90일)가 확대됐다. 


익명을 요구한 시장 관계자는 “증권사들에게 중소기업의 영역까지 포괄하라는 것은 이상향에 가깝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평가 능력을 충분히 갖춰야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데 현재 국내 증권사들 중 이런 능력을 갖춘 곳은 거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결국 증권사들이 중소기업 평가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당장 성과가 날 수 없으니 기대치를 낮추고 오랜 기간 투자, 경험 등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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