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FI 지분 처리 위해 해외투자자 물색
딜로이트안진 소송으로 시간 벌기···FI들 "해외투자자 반응 시큰둥"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09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희 기자] 교보생명이 자사 지분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을 대신할 해외 투자자를 물색하고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교보생명이 딜로이트안진의 풋옵션(팔권리)에 대한 가격 산정을 문제 삼은 이유도 이같은 해외투자자 물색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은 최근 딜로이트안진이 풋옵션의 공정시장 가격을 멋대로 산정했다는 이유로 미국 회계당국에 고발한 바 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IMM PE 등 교보생명 FI들은 지난 2012년 9월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01%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교보생명이 지난 2015년 9월부터 기업공개(IPO)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2018년 10월 신창재 회장이 다시 사라고 요구하는 풋옵션을 행사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지분 매입을 계속 미뤄왔고, 현재 국제상자중재위원회(ICC)에서 중재 절차를 밟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올 초부터 미국과 일본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FI들의 보유 지분인 24.01%를 받아줄 수 있는지 타진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일부 투자자들의 수요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FI들이 파악한 바로는 해외 투자자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FI의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자 물색도 지난해에도 계속해왔던 걸로 아는데 해외 반응이 시큰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투자자들을 물색하기 위한 시간을 벌려고 딜로이트안진을 고발한 것으로 아는데 정말 의미 없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 환경을 고려했을 때 들어올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교보생명이 투자자들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신뢰를 잃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투자자들이 교보생명에게 FI들의 지분을 받아주는 대신 많은 조건을 내걸었을 것”이라며 “그만큼 교보생명의 신뢰가 시장에서 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인 가운데 수익성이 계속 줄어드는 국내 생보업계의 한계를 고려하면 쉽게 투자에 응할 해외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진단도 있다. 푸르덴셜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도 하나 둘씩 한국 시장을 떠나려고 하는 분위기에서 교보생명과 함께 할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교보생명에 투자하길 원하는 투자자들은 경영권 지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FI로의 참여는 관심이 없다는 의미다.


FI들도 이같은 국내외 투자자들의 반응을 이미 알고 판정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FI들은 ICC 제소외에 별도로 지난달 대한상사중재원에도 소송을 냈다. 결과는 이르면 11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ICC와 대한상사중재원이 FI들의 손을 들어준다면 신창재 회장의 지분 33.78%가 FI들에게 압류당할 수 있다. 신 회장 측은 지분 매입에 필요한 2조원대 자금은 물론 그동안 지연된 이자도 지급해야 할 상황까지 몰리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딜로이트안진을 소송하는 것도 시간 벌기용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시장에서도 교보생명은 내년께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의견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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