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23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생산 유연성 확대와 재고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현 재경본부장(전무)은 "2분기 해외시장 딜러영업과 공장가동 차질 문제, 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V자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주요 해외 거점에서 생산차질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의 미국(앨라바마), 인도, 터키, 체코, 브라질 공장은 3월 평균가동률이 60% 내외수준까지 하락했다. 중국은 2월 가동률이 1.7%로 영업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가, 3월 30% 수준으로 회복됐다. 

국내 공장의 수출 물량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자용 IR담당 전무는 "주요국 수요 부진 장기화 전망 속 국내공장의 수출 물량 조정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전 세계 생산량에서 국내공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9.6%이며, 국내공장 생산물량의 약 6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차는 단기적으로 국내공장 수출물량을 줄이는 한편, 신차수요가 양호한 내수물량의 비중을 확대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구자용 전무는 "수요가 높은 고수익모델을 중심으로 판매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 12만대의 신차 미출고 물량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가동중단으로 인해 고정비 부담이 높은 3월 이후 생산된 제품의 판매가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실현되면서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향후 판매전망에 대해 내부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해외 신차 출시 일정도 일부 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현대차의 주요 시장인 미국과 서유럽에서는 코로나19 누적확진자와 사망자가 다수 발행하고 있고, 수요 위축 심화로 올해 주요 해외시장 중 가장 큰 폭의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연간 판매 목표치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수요증가가 예상됐던 중국이 연초 큰 폭 감소했고. 미국과 유럽, 인도의 감소세도 3월부터 두드러지고 있다"며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수요는 1분기 23% 감소에 이어 2분기에는 약 35% 수준까지 하락폭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3분기 이후 점진적 회복을 예상하지만, 연간으로는 약 17%의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유동성 확보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11조원 규모의 현금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4월 이후 전 세계 수요 급감을 가정해도 연말까지는 대비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채권 발행, 크레딧라인 활용 극대화 및 추가 개설 등도 추진할 것"이라며 "경영 조기 정상화를 위해 딜러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 현황 점검에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