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장영일 기자] 하나은행이 은행업계 처음으로 이탈리아 사모펀드 손실에 대해 선제적 보상에 나선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라임사태 이후 추락한 고객 신뢰 쌓기에 나선 모습이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이탈리아 사모펀드의 보상 방침을 결정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판매한 이탈리아 병원비 유동화 채권에 투자하는 9개 사모펀드(총 1100억원)가 대상이다.
이 펀드들은 이탈리아 병원들이 지방정부에 청구하는 진료비를 유동화한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한국의 병원들이 건강보험공단을 통해 비급여 항목을 제외한 급여 의료비를 받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기대 수익률은 5~6%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에 이탈리아 지방정부가 재정난에 빠지면서 기초자산인 매출채권의 회수 가능성이 예상보다 낮고 투자금 회수도 만기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실제 2년 만기가 돌아온 3개 펀드의 배당과 상환이 지연됐고, 만기가 남은 나머지 펀드 상환도 불투명해졌다.
투자자들은 두 가지 보상안을 고를 수 있다. 먼저 투자자들이 펀드의 현재 공정가액 상당액과 손해배상금을 받고 수익증권을 은행이 인수하는 방안이다.
다른 하나는 투자원금의 50%를 먼저 받고, 추후 펀드가 회수되면 미리 지급된 가지급금을 차감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수익증권의 소유권은 해당 펀드의 청산 시점까지 투자자가 갖는다.
하나은행 측은 "투자금 회수가 늦어지고 있지만, 채권 펀드라 회수가 언젠가는 되는 사안"이라며 "DLF와 라임 사태 이후 떨어진 고객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보상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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