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산은 "구체적 조건 제시하라" vs. HDC현산 "기다려라"
아시아나 1분기 수천억 손실 예상에다 상표권 계약 연장으로 분위기 '급랭'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6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산업은행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M&A를 놓고 제대로 협상테이블을 펴지 못하고 있다. 산은은 전향적인 협상 용의를 비치면서 구체적인 인수조건 변경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HDC현산은 이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HDC현산은 인수를 포기하지는 않지만 아시아나항공를 둘러싼 부정적인 요소들을 고려해 사실상 '원점 재협상'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발생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 연장 계약에 상당히 격앙돼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은은 HDC현산에 구체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변경안을 제시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지난달 정몽규 HDC현산 회장과 이동걸 산은 회장 간의 회동에서 사실상 재협상 수준의 변경안이 언급됐으나 HDC현산은 구체적 수치를 담은 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에 산은은 수출입은행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에 1조70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침을 밝히는 등 HDC현산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출자 전환도 딜을 유지하기 위한 유화적 제스처였다. 


그러나 HDC현산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상표권 연장 계약 소식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현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오는 5월1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 금호아시아나 브랜드 상표사용계약을 연장했다. 계약규모는 약 120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에 월단위로 이를 지급하게 된다. 해당 계약 연장이 산은의 사전 인지 여부를 떠나 M&A 과정에서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셈이다. 


HDC현산은 지난해 4분기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별도기준 무려 2조6000억원 가까이 증가한 점, 올해 1분기 수천억원의 손실은 물론, 연간 1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 등에도 인수 의사를 접지 않고 있는데, 산은과 아시아나항공 측의 태도에 적잖이 실망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의 지원도 결국은 갚아야 할 '빚'"이라며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지원 방안보다는 원점 재협상을 원하고 있고, 또 그래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환경이 거의 최악인데 기존 인수조건을 유지 내지는 약간 변경하는 수준으로는 '배임'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당초 HDC현산은 ▲유상증자 4000억원 ▲회사채(공모) 3000억원 ▲보유현금 5000억원 ▲기타 차입(인수금융) 8000억원 등 약 2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4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침체 속 자금동원 환경이 녹록치 않으면서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이달 매듭짓는 게 불가능해졌다. 실제로 HDC현산은 지난 7일로 예정된 유상증자 납입일정을 연기했다. 이를 놓고 업계 안팎에서는 인수포기를 선언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확대됐다. 



그동안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지원에 소극적이었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수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도 인수자인 HDC현산의 희생만을 요구했다. 양측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을 최종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에서 유상증자 할인율을 놓고 대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아시아나항공의 각종 추가 리스크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실적이 드러난 후 구체적인 인수 조건을 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원점 수준의 재협상이 가능할 때 조건도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딜은 재협상이 가능한 유연한 구조로 알려졌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딜 구조가 쉽게 깨지지 않게 돼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연명하는 수준의 지원책을 당근으로 제시하지 말고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협상테이블에서 HDC현산과 마주하게 될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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