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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택 공백’ 삼성물산, 곳간이 비어간다
이상균 기자
2020.05.06 13:00:57
④ 41조→26조 급감…카자흐‧터키 등 해외사업 트라우마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6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 구제 신청(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경제 이벤트가 발행할 때마다 국내 건설업계는 유동성 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0년간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업을 재정비했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후폭풍으로 또 다시 건설업계는 위기를 겪고 있다. 중소형사부터 대형사까지 너나할 것 없다. 특히 과거와 다르게 실물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고 알려진 단순 시공만 하는 건설사조차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몰렸다. 영세한 시행사가 즐비한 국내 시장의 특수성 탓에 건설사들이 PF 지급보증을 서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이 삐걱대는 순간, 시행사가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고스란히 시공사로 전이되는 구조다. 팍스넷뉴스는 국내 건설사들의 유동성과 우발채무, 차입구조 등 각종 리스크를 점검해봤다.

[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삼성물산의 현 상황을 놓고 위기라고 진단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회사의 유동성, 재무건전성 등은 나무랄 데가 없다. 이재용(JY) 체제 이후 각종 사업 리스크가 꾸준히 줄어든 점도 호평을 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삼성물산의 성장이 정체됐고 특히 건설부문에서는 별반 기대할게 없다는 냉정한 평가도 나오는 게 현실이다.


◆수주잔고, 2.28년치 일감에 불과


삼성물산은 리스크 관리라는 토끼를 잡은 대신, 수주 실적은 날이 갈수록 쪼그라드는 대가를 치루고 있다. 2013년 19조5338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에는 9조원(9조8650억원)대로 곤두발질 친데 이어, 2017~2019년에는 10조원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이마저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계열사의 지원이 없었다면 10조원 달성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의 경우 4분기에만 6조3000억원을 신규수주하며 벼락치기를 한 끝에 최종 성적표를 10조7000억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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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수주잔고는 점차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013년 41조2779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6년에는 31조6260억원으로 급감했고 2017년부터는 20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마저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26조6450억원까지 줄었다. 삼성물산 건설의 지난해 매출액(11조6530억원)을 고려하면 2.28년치의 일감밖에 확보하지 못한 셈이다.


◆“정부와는 일절 해외사업 안한다”


삼성물산의 신규수주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첫 번째 원인은 해외수주 리스크 강화에 있다. 2013년 해외수주액은 14조3489억원에 달했지만 2015년 대규모 해외부실이 발생한 이후, 지난해 5조1390억원으로 급감했다. 


앞으로도 해외수주 전망은 밝지 않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해외사업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 계기는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와 터키 가지안텝 종합병원 사업, 가봉 정제설비 건설사업의 실패”라며 “당시 정부에 떠밀려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고 그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은 이명박 정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사업으로 2012년 조기 착공했다. 하지만 사업추진 과정이 불투명한데다가 저유가가 겹치면서 삼성물산과 한국전략은 150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고 사업을 중단했다. 


터키 가지안텝 종합병원 사업도 6~7년간 검토를 거친 후 우여곡절 끝에 시작했지만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봉 정제설비 건설사업도 정부의 자원외교라는 미명 하에 삼성물산이 현지 업체 지분 25%를 인수하는 등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성과는 전혀 없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이후 정부와는 일절 해외사업을 함께 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와의 협력 사업에 실익을 본 것도 없고 설사 이득을 봤다고 해도 시장에 회자되는 것 자체도 부담스럽다는 게 내부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 2018년부터 주택실적 확인 불가


주택시장 최고의 브랜드 ‘래미안’을 보유한 삼성물산은 재건축, 재개발 시장에도 발을 들이지 않았다. 각종 비리와 소송에 연루되길 극도로 싫어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지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연히 주택사업 위상은 추락했다. 2017년 2조원이 넘었던 주택 신규수주액은 2018년부터는 아예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빌딩사업에 흡수돼 정확한 수주액을 확인할 수 없다. 


수주잔고 역시 마찬가지다. 주택사업 수주잔고는 2012년 14조6525억원에서 매년 감소해 2017년 10조3310억원으로 줄었다. 2018년부터는 빌딩사업부에 포함됐다. 지난해 수주잔고는 13조7770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만약 주택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면 사상 최대 실적을 노릴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4년부터 주택경기 호황이 이어지면서 주택전문 건설사들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할 정도로 몸집을 불렸다”며 “래미안을 보유한 삼성물산이 수익성 높은 서울과 수도권 정비시장에 뛰어들었다면 사실상 시장을 싹쓸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인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12월말 기준 건축주택사업 수주잔고가 23조371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 빌딩사업(13조7770억원)보다 10조원 가까이 많다. 업계에서는 래미안 파워라면 건축주택으로만 수주잔고 25조원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주택 수주잔고는 최근 건설사들의 몸값을 책정할 때 핵심 요인으로 지목받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높은 주택 수주잔고가 얼마나 많으냐가 건설사 몸값을 좌우한다”며 “수주잔고는 건설사 실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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