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에서 흥행했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AA+)는 지난 28일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3000억원보다 4.7배 많은 1조41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2000억원 모집을 계획한 3년물에는 9100억원, 각각 500억원 모집을 추진했던 5년물과 7년물에는 2800억원과 2200억원의 주문이 몰렸다.
최근 시장성 조달에 나선 회사 중에는 현대차가 가장 우량한 회사로 손꼽힌다는 점에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주관업무는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현대차의 회사채 발행은 2016년 10월 이후 3년6개월 만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수요예측에 흥행한 만큼 회사채 발행 규모를 계획보다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6000억원까지 규모를 증액할 수 있다.
이번 조달은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는 이번에 조달하는 자금을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는 데 사용한다는 입장이다. 증액 발행하게 될 경우도 내년 만기인 외화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쓸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포스코의 경우에도 하반기에 1조원의 회사채와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의 외화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의 외화채권을 추가로 발행했다"며 "추가적인 경기 하강에 대비해 자금 조달이 비교적 쉬운 시점에 우량사들이 적극적으로 조달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1분기 말 기준 11조원 규모의 현금 유동성 보유해 완성차 수요가 급감해도 연말까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향후 6년간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등에 총 6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와 같이 올해부터 매년 10조원 안팎을 투입이 예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시장성 조달은 당분간 활발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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