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민아 기자] 본격적인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라임사태로 인한 프라임브로커리지 등 운용부문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까지 각종 악재가 겹친 영향이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일부 판매 증권사들은 전년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신영증권은 2019년 회계연도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20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1033억원) 대비 79.8% 급감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780억원)보다 64.1% 줄어든 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영증권은 2019년 회계연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875억원, 당기순이익 719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감안하면 4분기(2020년1~3월)들어 영업손실 666억원, 당기순손실 439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있다.신영증권은 4분기(1~3월) 적자를 낸 것이다. 보수적인 경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거둬왔던 이전과는 다른 행보다. 

신영증권 측은 실적부진이 시장상황 변동으로 인한 금융상품 운용수익 등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업계는 라임 펀드의 여파라는 해석이다. 라임의 펀드상품 890억원어치를 판매한 신영증권은 지난달 라임펀드 고객 손실과 관련한 자발적 보상안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한 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라임 펀드 681억원어치를 판매한 KB증권은 이미 적자로 돌아섰다. KB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2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영업손실은 286억원으로 집계됐다. 라임자산운용 총수익스왑(TRS) 거래 관련 평가 손실이 약 400억원에 달하고 일회성 충당금 약 190억원이 발생한 영향이다.

폭락장 속 비교적 선방했다고 자평하는 신한금융투자는 전년 동기(708억원) 대비 34.1% 감소한 467억원의 연결 순이익을 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246억원)보다 0.9% 오른 2266억원에 그쳤다. 총 3248억원 규모의 라임 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는 라임펀드와 관련해 약 190억원의 평가손실이 실적에 반영됐다.

라임 관련 펀드 주요 판매 증권사 중 아직 1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곳은 대신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 등이다. 이들은 각각 1076억원, 483억원, 407억원어치의 라임 관련 펀드를 판매했다.

일단 전망은 어둡다. 라임펀드외에도 코로나19 여파 등의 악재로 인한 운용부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138억원이다. 전년 동기(2613억원)와 비교하면 94.7%나 급락한 수치다. 삼성증권의 당기순이익 추정치도 전년 동기 대비 69.2% 내린 36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당국이 진행중인 라임펀드의 불완전판매 판결에 따라 판매 증권사의 실적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태의 가장 핵심은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불완전판매 판결가 진행중인 만큼 향후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 지켜봐야 한다”며 “우선 증권사들이 보상을 한 뒤 라임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1분기 이후 실적에도 영향이 지속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