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프리즘
즉흥적 의사결정 기업은 외면받는다
경기부진할 수록 의사결정구조 정상 가동해야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0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규창 기자] 한 세기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외국계 기업의 한국 법인장이 본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경영상 중요한 제안을 하면 최종 승인까지 최장 1년이 넘게 걸린다는 것이다. 경영환경은 급변하고 신진 경쟁사는 빠르게 움직이는데 늙은 조직의 한계가 갈수록 극명하게 드러난다고 이 법인장은 지적했다.


반면, 경영자의 즉흥적 의사결정에 애를 먹는 기업도 있다. 외부에서 어떤 아이디어나 제안을 듣고 지시만 내리면 그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임·직원은 배경과 구체적인 효과도 모른 채 우왕좌왕하게 된다. 경영자의 빠른 판단과 의사결정이 단기간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지만 사내 공감대 형성과 분석 과정도 없이 ‘오더’ 형식으로 반복적으로 전달되면 임직원은 피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두 가지 사례가 너무 양극단으로 보이기는 하나, 실제로 우리 기업에서 자주 목도된다. 오히려 제안-시장 조사 및 효과 분석-토론-결론의 사이클이 정상적으로 빠르게 이뤄지는 기업이 실제로는 그렇게 많지 않다.


특히 최근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기업은 위기 극복을 이유로 많은 의사결정 과정을 생략한 채 경영자 혹은 책임자의 즉흥적 판단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외국계 기업처럼 시간 비용을 엄청나게 치르는 것도 큰 문제다. 하지만 제대로 된 분석이나 토론없이 진행되는 의사결정은 자칫 위기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


명동 기업자금시장을 드나드는 기업 중 상당수가 이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시참 참가자들의 불신을 초래하기 때문에 관련 어음 할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명동 시장 참가자들은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나 영업상황뿐만 아니라 체계적 의사결정구조도 중시한다. 즉흥적인 경영이야말로 종잡을 수 없고 위험 변수를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장의 한 참가자는 “최근 방송에서 유명인이 농산물 구매를 대기업 오너에게 요청하고 오너가 바로 구매를 결정하는 장면을 본 적 있는데, 취지는 100% 공감하지만 정상적인 의사결정은 아니다”며 “차라리 담당 MD 등을 통해 검토시키고 절차를 밟아 구매가 결정됐다면 방송의 취지나 경영자의 선한 의지가 더욱 돋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참가자는 “최근 경제가 어려운데 이럴수록 기업은 정상적인 의사결정 시스템은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며 “경영자의 임기응변만으로는 기업이 영속성을 가질 수 없기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참가자는 “어려움에 빠진 사업을 끌고 가는 것도 중요하고 자금 회전을 원활하게 가져가야 하는 것도 중요한 시기”라며 “급하다고 한 사람이 모든 결정을 내린다면 다양한 다른 기회를 차버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어음할인율은 명동 기업자금시장에서 형성된 금리입니다. 기업에서 어음을 발행하지 않거나 거래되지 않아도 매출채권 등의 평가로 할인율이 정해집니다. 기타 개별기업의 할인율은 중앙인터빌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제공=중앙인터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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