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브리티쉬 아메리칸 타바코 코리아(BAT코리아)와 재팬타바코인터내셔널(JTI)코리아의 차세대 전자담배가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전자담배 글로센스의 ‘네오포드’와 플룸테크에 사용되는 ‘메비우스 포 플룸테크’의 판매량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1분기 담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연초고형물 전자담배 판매량은 올 1월부터 3월까지 30만갑에 그쳤다. 연초고형물 전자담배는 기화된 액상을 연초 고형물에 통과시켜 흡입하는 방식의 전자담배로 지난해 7월부터 판매됐다. ‘네오포드’와 ‘메비우스 포 플룸테크’가 대표적이다.

연초고형물 전자담배는 작년 3분기만 해도 240만갑이 판매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대비 편의성과 휴대성이 뛰어난 덕분이었다. 하지만 흡연감이 떨어지다 보니 4분기 들어 130만갑으로 줄었고, 정부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권고까지 나오면서 올 들어 판매량이 8분의 1수준까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네오포드’와 ‘메비우스 포 플룸테크’는 각각 BAT코리아와 JTI코리아의 차세대 전략제품이란 점이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차세대 제품 ‘글로 센스’를 세계 최초로 국내에 선보였다. 전용카트리지인 ‘네오포드’도 공개됐다. 글로 센스는 전용 카트리지 네오 포드에 담긴 액상을 가열해 생성된 증기가 담배 포드를 통과하면서 담배 고유의 풍미와 니코틴을 전달하는 식이다. BAT코리아는 글로 센스로 국내 담배시장의 재편을 기대했었다. 보급률 확대를 위해 할인행사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 센스를 통해 IT 기술과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는 셈이다.

JTI코리아의 플룸테크도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차세대 전략제품으로 지난해 출시됐다. 플룸테크 전용 리필팩인 메비우스 포 플룸테크와 함께 국내 담배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컸다. 플룸테크는 증기가 캡슐 속의 담뱃잎을 통과하면서 담배를 간접 가열하는 원리로 작동된다. 담배 고유의 맛은 유지하고 담배 냄새를 줄인 혁신적인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JTI코리아 측은 “일반담배와 전자담배의 장점만을 결합을 바탕으로 전자담배 카테고리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두 제품 모두 대내외 악재로 시장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AT코리아와 JTI코리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담배는 유해성 논란 등 악재는 물론이고 경쟁또한 심화되고 있다”면서 “타 경쟁사처럼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차세대 제품을 내놨던 BAT코리아와 JTI코리아 입장에서는 체면을 구긴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1분기 히츠(PM), 네오스틱(BAT코리아), 핏(KT&G) 등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8400만갑 판매돼 전년 동기 대비 800만갑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