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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세 이건희 vs. 51세 이재용
류세나 기자
2020.05.07 16:21:04
'품질' 외친 아버지…아들은 '품질' 받고 '정도경영' 추가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7일 16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 5월17일 삼성전자 화성공장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왼쪽 두 번째)과 이재용 부회장(왼쪽 네 번째).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전철을 밟아 나가고 있다. 이 회장이 만 51세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낡고 썩은 관행을 모두 버리고 사업의 질을 높이자는 '삼성 신경영'을 선언했던 것처럼, 어느덧 장성해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된 아들 이 부회장도 경영권 잡음, 무노조 논란, 위법 행위가 척결된 삼성을 세우겠다는 '3無 선언'을 내놨다. 다만 자의반 타의반 아들은 아버지 시대에서 벌어진 악습의 고리를 모두 끊겠다고 선언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윤리적으로 지탄 받던 일들을 모두 잘라내고,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 과거와의 단절…악습 철폐 선언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내놓은 대국민 사과문의 키워드는 '과거와의 단절'이다. 입장 표명의 계기는 파기환송심 재판부, 그리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등 타의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이날 이 부회장의 발언 면면은 준법감시위의 사과 권고에 대한 답변 수준을 넘어 시대적 요구에 따른 청사진을 담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 부회장은 국내 주요 재벌기업 오너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 소유와 경영 분리를 공표하고, 80여년 삼성 역사상 줄곧 비판의 대상이 됐던 무노조 경영 방침을 폐기했다는 점이다. 특히 이 같은 내용 모두는 이 부회장이 직접 초안을 잡고, 발표 당일까지 직접 문구를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입장문 발표가 이재용식(式)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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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건희 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주요 계열사 임원진을 모아놓고 '품질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경영이념을 선포했다. 


삼성은 그 때도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상태였지만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선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이 회장의 생각이었다. 삼성 사사(社史)를 살펴보면 당시 이 회장은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삼성의 미래에 깊은 위기감을 느꼈다고 한다.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이 회장의 유명한 어록도 이 때 나왔다.


이 회장은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뜯어 고쳤다. 매출이나 이익 규모 등 성장 중심으로 평가하던 것에서 품질 중심으로 방향성을 다시 잡았다. 또 생산현장에서 불량이 발생할 경우 라인가동을 곧바로 멈추고 문제점부터 해결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불량률을 낮추는 '라인스톱제'를 도입했다. 임원들도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문제가 발견되면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1년 만에 삼성전자는 사상 첫 연매출 10조원(개별기준)을 돌파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전년대비 각각 2배, 6배 확대되는 가시적 성과를 일궈냈다. 다만 이 회장 시대의 삼성에선 품질 면에서는 세계 일류로 성장했지만, 기업윤리 측면에서는 잡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 기업문화 재정비…핵심은 '정도·준법'


재계와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 역시 삼성 준법감시위가 권고한 대국민 사과를 준비하면서 입장문에 변화에 대한 의지와 소신을 강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권 승계 문제나 노조문제 등 모두 관련 수사와 재판이 진행중인 만큼 선언적 수준에 그칠 것이란 세간 관측을 뛰어 넘는 내용이 나올 수 있었던 것도 이 부회장의 소신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 내부에서 금기시 돼 온 승계 문제를 직접적으로 사과하고, 삼성 역사상 처음으로 노동 3권(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보장도 언급했다. 


이날 단상에 선 이 부회장은 "삼성의 기술과 제품은 일류라는 찬사를 듣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면서 "이러한 논란은 근본적으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언급, 스스로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더 이상 승계 문제로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고,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고 대중에 공표했다. 


노조문제나 시민사회와의 소통, 준법감시 영역에서도 과거와 다른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각종 사회적 논란의 고리 끊기를 통해 시대적 변화와 궤를 같이 하겠다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이다. 특히 재계 안팎에서는 무노조 경영을 일관해온 삼성이 노동 3권 보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을 움직일 수 있는 실권을 가진 사람의 발언은 비교 불가한 무게감을 지닌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나서 자신의 경영철학을 밝히고, 변화를 예고한 만큼 앞으로 삼성은 큰 변혁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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